주가 이미 올랐는데…증안펀드 뒷북 출범
상태바
주가 이미 올랐는데…증안펀드 뒷북 출범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4.09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피 1800선 상회…주가 급락 방어 취지 무색
금융위원회·산업은행·5대 금융그룹·17개 선도금융기관·한국증권금융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다함께코리아 펀드'(증안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증권시장안정펀드가 9일 운용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증안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는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다함께코리아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가 설정을 마치고 본격 운용에 들어갔으나 한발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증안펀드가 주가 급락을 막는 안전망 역할로 추진됐지만 증시가 이미 정상궤도에 올라서다.

9일 증안펀드 상위펀드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추진한 증안펀드가 성공적으로 조성되어 운용에 들어갔다.

증안펀드는 신한·KB·농협·하나·우리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24개 기관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증안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펀드의 전체 운용을 관리하고 개별 운용사에 자금을 나눠 운용한다. 증안펀드는 최초 투자 후 1년간 유지하며 최대 3년까지 운용된다. 

펀드 조성은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조달되며 총 10조7천600억원 규모다. 캐피탈 콜은 투자 대상을 확정한 뒤 실제 투자를 집행할 때 필요한 자금을 납입하는 방식이다.

증안펀드는 개별 주식 종목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코스피200, 코스닥150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게 된다. 투자 집행 및 환매 시기 등 전반적인 운용 방향은 투자관리위원회가 결정한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이번에 조성된 증안펀드는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안펀드가 증시 안전망 역할을 하기 위해 운용된다고 하나 증시가 오를 만큼 올라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락을 거듭하던 폭락장을 지나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달린다.

증안펀드 조성은 지난달 24일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제시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증권시장의 불안이 가속화 되던 시기다.

보름 사이 증시 상황은 급변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쏟아지며 지난달 19일 1457.64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달 7일 이후 1800선을 상회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도 한몫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하락하자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금을 들이부었다. ‘동학개미운동’이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11조490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도 전달 대비 86만1829개나 증가했다. 1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43조4090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24일 최초로 40조원을 넘긴 후 꾸준히 증가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게 지난달 24일인데 한 박자 늦은 대응 탓에 계속 뒷북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운용 관계자는 “증안펀드의 실제 자금 집행 여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최근처럼 주가가 회복세를 지속할 경우 주가 급락 시 안전망 역할을 한다는 펀드 설립 취지에 따라 실제 매입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금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