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끝 안보이는 ‘도미노 위기’에 구조조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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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끝 안보이는 ‘도미노 위기’에 구조조정 본격화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4.0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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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항공·자동차·철강·정유화학 등 산업계 직격탄
임직원 감원, 임금 지급 유예, 상시 희망퇴직 제도 운영 등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한시적 해고금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한시적 해고금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으로 인한 ‘도미노 위기’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자동차·철강·정유화학 등 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가 나오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쇼크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구호요청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쌍용자동차, 두산중공업 등 산은이 맡고 있는 구조조정 관련 현안도 즐비하다. 각 기업은 임직원 감원, 임금 지급 유예, 상시 희망퇴직 제도 운영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항공업계는 처음으로 대규모 정리해고 바람이 불었다. 코로나19로 한달간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00명 내외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전체 직원의 18% 수준이다. 산업은행이 3000억원 이내에서 가동 중인 LCC 금융 지원 프로그램에서도 이스타항공은 빠졌다. 

이미 항공사 하청업체는 구조조정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중 1000명이 권고사직을 당했고, 대한항공의 기내 청소를 담당하는 이케이(EK)맨파워는 단기계약직 52명을 정리해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인 아시아나KO는 다음달부터 무기한 무급 휴직을 공지했으며, 아시아나AH는 직원의 50%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자동차업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코로나 19로 완성차 생산 라인이 멈춰선 데 이어 임금 지급 유예나 상시 희망 퇴직제도를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국내외 공장이 잇달아 가동 중단되면서 인원 감축 등으로 이어질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투자 자금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며 생사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쌍용차 노사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신규투자 계획 철회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특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철강업계는 비수익 사업 조정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베트남 SS VINA 철근부문을 매각했으며 현대제철은 비핵심 사업 구조개혁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적으로 남아야 하는 부문과 미래경쟁력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구조조정과 관련된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가동률을 낮추며 손실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하반기 진행하던 정기보수를 앞당기며 공급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노후설비를 멈추는 등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산업계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구조적인 기저 질환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비용·저생산 구조를 개선하는 등 고질적인 산업구조 폐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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