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혼선”…준비 부족한 온라인 개학 잡음 속출
상태바
“곳곳서 혼선”…준비 부족한 온라인 개학 잡음 속출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4.09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버 사태 예견된 문제…시스템 불안 보안해야
쌍방향 장비 없는 학교, 톡으로 출결 확인 촌극
중3, 고3 학생이 온라인 개학을 한 9일 오전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곳곳에서 문제점이 속출했다. 서버를 증설했다던 EBS 홈페이지는 접속이 지연됐고 기기 이상으로 제대로 출결하지 못한 학생들도 등장했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중3·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매끄러운 수업이 진행되지는 못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곳은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 등 학습관리시스템이었다. 이날 오전 9시쯤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EBS는 온라인 클래스 접속 지연안내를 고지하고 사과했다. 접속 지연은 오전 10시20분까지 이어졌다. 교육계에 따르면 서버 용량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시스템 오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관리시스템 서버 이상은 예견된 문제였다. 이미 온라인 개학 전 이뤄진 테스트 수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본래 150만명이었던 서버의 수용 인원을 300만명으로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민간업체가 제공하고 있는 구글클래스룸이나 줌 등이 훨씬 안정적인 서버를 제공했다. 서버 수용 인원을 늘렸다며 자신하던 교육부가 체면을 구긴 셈이다.

서버 다운 등 온라인 수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침도 개학 하루 전인 8일에야 발표됐다. 지침의 내용은 △e학습터와 EBS 온라인 클래스 사전 접속 △SD(720x480)급 화질 교육자료 제작 △교육자료 전날 17시 이후 업로드 및 다운로드 등이다. 하지만 교육자료가 업로드되지 않거나 특정 시간에 접속자가 몰리는 등 전날 급하게 발표된 지침은 무용지물이었다.

출결관리도 교육부의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당초 쌍방향 통신을 하며 출석체크를 하는 모습 등을 시연했었다. 학생의 출결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긴 하지만 이 방식에는 문제점이 있다. 각 학교에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설비가 구비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도권이나 광역시 소재의 학교가 아닌 대부분의 지방 학교에는 이같은 쌍방향 통신 설비가 부족하거나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일부 학교에서는 출결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확인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특정 시간 동안 ‘출석’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교사가 출석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학생이 실제로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을 준비를 마쳤는지 직접 확인이 불가능한 구조다.

쌍방향 통신으로 출석체크를 해도 문제점이 많은 것은 매한가지였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화면을 켜지 못했다. 결국 교사는 출결 확인을 위해 기기 설정법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설명했다.

수업 진행도 마찬가지다. 쌍방향 통신 설비가 없는 학교들은 대부분 교사가 녹화해둔 수업 영상을 올리는데 그쳤다. 학생과 실시간 소통하며 이뤄지는 수업은 없었던 셈이다. 그나마 직접 녹화한 수업영상을 올리면 양반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EBS강의를 그대로 올려두기도 했다.

고3 수험생 황모씨는 “온라인 개학이긴 하지만 3달만에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첫날부터 크고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해 실망했다”며 “온라인 강의도 EBS영상이 그대로 올라와 있었다. 그냥 틀어두고 정시 공부를 하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