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코로나19 직격탄… 비상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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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코로나19 직격탄… 비상경영 돌입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4.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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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마힌드라 신규투자 철회로 특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부품 업체, 지난달 매출 20∼30% 감소… 국내 공장 휴업 고려
울산 현대차 수출선적부두. 사진=연합뉴스 제공
울산 현대차 수출선적부두.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완성차 생산 라인이 멈춰선 데 이어 쌍용자동차는 특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다른 기업도 임금 지급 유예나 상시 희망퇴직 제도를 실시하는 등 내부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17일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멈춰선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길이 줄어들면서 투싼 생산이 임시휴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울산5공장 투싼 라인은 해외 현지 판매사들이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며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 이같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쌍용차 노사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신규투자 계획 철회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8일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특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4월 급여를 다 주지 못해 일부를 유예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나 그런 상황을 맞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약속했던 신규 자본 지원을 철회하고 일회성 특별 자금인 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마힌드라는 코로나19로 위기감이 고조되며 쌍용차의 자금 지원을 철회했다. 지난달 마힌드라는 인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 급감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여러 사업 부문에 자본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투자 자금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며 경영 위기의 그림자가 짙어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제시한 지원방안을 가시화하고 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팀장급 이상의 임금 20%를 지급 유예하기로 했다. 지급 유예한 임금은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에 일괄 지급한다. 또 임원의 임금도 직급에 따라 5~10% 추가 삭감한다.

앞서 GM은 본사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세계 자사 직원 6만9000명의 월급을 20% 일괄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금 지급 유예는 국가별로 적용 범위가 다르게 적용됐으며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회사 경영 상황에 따라 지급 유예한 임금의 일괄 지급 시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 공고는 이전과 달리 신청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이 원하는 인원이 신청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10월 희망퇴직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품 업체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공장 폐쇄 등으로 지난달 매출이 20∼30% 감소했다.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생산비용이 급증해 부품을 신속히 수급하기 위해 항공 운송비를 추가로 지출하는 등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동성 악화 우려로 임금 삭감과 국내공장 휴업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우리 자동차 산업 생태계도 붕괴할 위험이 있으며 특히 중소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된다”며 “공공기관 구매력을 집중하는 등 향후 몇 달 간 글로벌 수요급감을 내수가 대체해주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100조원 금융 패키지에 의한 기업 유동성 공급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현장 지도를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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