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55조 해외부동산펀드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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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55조 해외부동산펀드도 비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4.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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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츠 등 투자 열 올린 증권사 직격탄
당국 지원책에도 PF 제외...피해 속출 우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글로벌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유동성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수년간 해외 부동산투자에 열을 올린 증권사들이 현지 부동산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보여 증권사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시장에선 증권사들의 성장 동력 중 하나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기업어음(CP) 매입대상에 증권사 PF는 제외되며 상환 실패의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된 상황이다.

8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중단·매장 폐쇄로 인해 배당 중단·축소와 주가 급락을 겪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내 43개 주와 워싱턴DC가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리는 등 다수 지역에서 식료품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체·점포가 휴점에 들어가면서 상업 부동산시장이 휘청거리는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호텔·숙박업계로 미국 제2위의 호텔·리조트 리츠인 '파크 호텔&리조트'(Park Hotels & Resorts) 주가는 연초부터 지난 6일(현지시간)까지 72.17% 폭락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관광산업이 위축되며 호텔·리테일 리츠의 임대수익이 가장 빨리 훼손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의 해외부동산 투자펀드 설정액은 3월 말 현재 54조7935억원으로 지난 2015년 말(11조2779억원)의 약 4.9배로 성장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새빌스에 따르면 증권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유럽 부동산 투자 금액은 작년에 125억 유로(약 16조5119억원)에 이르러 전년보다 122%나 늘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의 최대 확산 지역이 되면서 현지 부동산에 집중 투자한 증권사와 관련 해외부동산 펀드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증권사들이 인수한 해외부동산을 펀드 등에 재매각(셀다운)하지 못한 미매각 물량이 쌓이면서 증권사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문제는 4월에 도래하는 만기가 약 11조에 달하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4월 만기도래 규모는 1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5월에는 6조1000억원, 6월에는 4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재정정책에서도 제외됐다는 것도 부담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이 CP 매입에 나섰지만 증권사가 발행한 CP와 증권사가 신용 보증한 PF-ABCP·ABSTB는 제외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자금시장 경색이 남아있어 PF-ABCP의 차환발행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PF-ABCP 규모가 10조원이 넘는데, 증권사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들의 매입 부담이 커진다면 정부의 추가 정책 지원이 필요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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