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LNG선 발주만 기다리는 韓 조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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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LNG선 발주만 기다리는 韓 조선업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4.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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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 1분기 13척 수주…자국 발주 앞세운 중국에 1위 자리 내줘
코로나‧저유가로 주력인 LNG선 시장 위축…1분기 발주량 2척에 그쳐
3社 수주 유력했던 모잠비크 프로젝트 무기한 연기…나머지도 불투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1분기 저조한 수주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유가로 세계 선박 발주 물량이 급감한 탓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8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실적은 3만CGT(1척·4%)에 그쳤다. 2월 20만CGT(8척·67%)에서 불과 한 달만에 수주량이 급감한 것이다.

반면 중국 조선업계는 3월 65만CGT(17척·90%)를 따내며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3월 수주가 대폭 개선된 것은 자국 발주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 수주 선박 중 88%인 56만CGT가 중국 내에서 발주된 것들로 주로 유조선, 컨테이너선에 집중됐다.

중국은 3월 수주 실적 반등으로 1분기 국가별 누계 수주에서 151만CGT(55척·65%)를 기록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36만CGT(13척·16%) 수주로 2위에 그쳤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실적이 특히 저조한 이유는 주력 건조 선종인 LNG선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지난해 1분기 14척이 발주된 14만㎥ 이상 급 LNG운반선은 올해 단 1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주로 유럽과 미국에 포진한 선주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탓에 발주를 미루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저유가도 LNG선에 악영향을 미쳤다. 통상 LNG선 수요는 석유의 대체자원인 셰일가스 생산량과 비례하는데 유가가 최근 배럴당 20달러 초반까지 밀리자 LNG선 시장도 위축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과 직접 만나야 수주를 따내기 수월한데 코로나19 탓에 계약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저유가 국면까지 겹친 상황이라 유조선 외에는 발주 물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선 3사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 역시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선 3사의 수주가 유력하게 점쳐졌던 모잠비크 로부마 프로젝트는 무기한 연기됐다.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지출 계획을 30% 줄인 데 따른 것이다. 또 과잉 공급과 낮은 수요로 인한 석유 및 석유 제품 가격 하락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엑슨모빌이 투자를 무기한 보류하면서 조선 3사의 LNG선 수주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타르와 러시아 등 나머지 대규모 LNG 프로젝트 발주 역시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모잠비크 로부마 프로젝트가 미뤄지긴 했지만, 카타르 프로젝트의 경우 카타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데다 이미 1~2년 전부터 얘기가 오가던 사업이라 때문에 늦어도 올해 안에 발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업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프로젝트 발주만 본격화되면 수주 실적은 금방 회복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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