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에 대한 WHO의 이중성…괘씸하지만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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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에 대한 WHO의 이중성…괘씸하지만 반갑다
  • 박효길 기자
  • 승인 2020.04.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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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길 산업부 기자
박효길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에 대한 태도가 불과 1년 사이 극과 극을 오간다.

WHO는 최근 18개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게임업체 및 관련 업체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을 장려하는 ‘플레이어파트투게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한 마디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인해 집콕생활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게임을 즐기면서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러한 WHO의 행보는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다. 지난해 5월 WHO는 게임과몰입에 대해 질병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WHO는 국제질병분류 제11차(ICD-11) 개정판에 게임이용장애를 포함시키는 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WHO는 “정부와 가족,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게임중독의 위험을 좀 더 경계하고 인식하는데 질병코드 부여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표준질병분류(KCD)는 통계청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5년마다 개정하고 있다. WHO의 권고는 2022년 1월에 발효된다. 이에 국내 도입의 경우 KCD 개정은 2025년에 가능하다. 따라서 빠르면 2025년이면 국내에서 게임과몰입이 질병으로 분류될 수 있다.

당시 국내 게임업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국내에서는 게임 질병코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국무조정실까지 나서 게임업계와 의료계 등이 충분히 논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사태는 일단락이 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렇게 게임을 바라보던 WHO가 코로나19 스트레스 해소 일환으로 게임을 장려하고 나섰다.

이에 게임업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WHO가 뒤늦게나마 게임의 가치를 인식하고 게임을 적극 활용하는 캠페인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며 “WHO의 과거 행적이야 어쨌든 WHO가 인류의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서 게임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을 우리는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WHO가 펼친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선언이 늦었다’, ‘중국에 대한 대응이 미온적이다’ 등 여러 지적이 나온다. 그것들을 차치하더라도 게임에 대해 손을 내밀려면 최소한의 질병화 추진에 대한 유감 표명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게임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시국을 맞아 게임이 사회적 위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고, 그 방법이 마련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좋겠다. 최근 게임학회는 학교의 온라인 개학을 맞아 게임업계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교육용 게임 등을 통해 혼선 해결에 일조하겠다는 의도다.

향후 게임이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로서 영화, 음악과 같이 당당한 문화 장르로서 대접받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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