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윤종원 기업은행장,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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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윤종원 기업은행장, 남은 과제는?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4.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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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 수익성 악화 빨간불...노조와 다시 불거진 갈등 해결도 숙제
사진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지난 24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 21개 지역본부와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업은행
사진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지난달 24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 21개 지역본부와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업은행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행의 수익성·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에 기록한 저조한 실적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울러 계속 불거지는 노사갈등 역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자회사 포함)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6275억원으로 전년 대비(1조7643억원) 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이 평균 1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실적이다. 

문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와 기준금리 인하, 금융당국의 고위험 상품 판매 제한 등으로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실적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여신지원 확대로 건전성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 7일 윤 행장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나흘 동안 모두 1조4972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5만7556건의 금융지원 신청을 받았다. 

취임 전부터 불거진 노사갈등도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지난달 18일 윤 행장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 노조 측은 직원들에게 편법으로 시간외 근무를 강제하고 있고, 코로나 자금 지원으로 업무가 극심하게 몰리는 상황이지만 기존 이익 목표치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비상 상황 속에서 은행 측이 대출 실적을 늘리려 한다”며 “긴급 자금이 필요해 찾아온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각종 금융상품 가입을 직원들에게 요구하면서 업무량이 근무시간을 넘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행장과 노조의 잦은 갈등이 앞으로 경영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노조 측은 윤 행장의 취임 첫날인 지난 1월 3일부터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며 한달 가까이 출근 저지 투쟁을 펼친 바 있다. 윤 행장은 노조 측과 ‘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면서 임기 시작 27일만에 첫 출근을 할 수 있었다. 

당시 노사는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정규직 일괄전환된 직원의 정원통합(계획 승인) △임금체계 개편 시 노조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기 △임원 선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인병휴직(휴가) 확대 등에 뜻을 모았다.

이날 윤 행장은 “열린 마음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 수 있었다”며 “비 온 뒤 땅이 굳듯 기업은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행장이 취임 이후 수익창출에 급급하기보다는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면서 ‘기업은행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기업은행은 정부 보증으로 5조8000억원의 초저금리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는 보증서 심사·발급 대출을 은행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초저금리 특별대출 간편보증 업무’를 도입했다.

또한 상담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표자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상담·방문일자를 분산하는 ‘상담 홀짝제’ 실시는 물론, 임직원 교육시설인 충주연수원을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윤 행장은 오는 9일 취임 100일 맞아 서면으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의 기자간담회를 연다. 이 날 구체적인 사업방향과 실행 과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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