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대통령 인기 업고 양향자 압도 분위기
문재인 영입인재의 부활...호남민심 변화상징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와 민생당 천정배 후보가 재대결을 벌이는 광주 서구을은 달라진 호남민심을 상징하는 선거구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문재인 영입인사'로 발탁돼 이곳에 출마했던 양 후보는 당시 호남을 휩쓴 '안철수 돌풍'으로 천 후보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인기를 등에 업고 천 후보를 한참 앞서가고 모습이다.
지난 7일 공개된 메트릭스리서치 여론조사(TV조선 의뢰로 4일 광주시 서구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 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양 후보는 63.2%, 천 후보는 20.4%, 정의당 유종천 후보는 3.7%의 지지율을 얻었다. 광주는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을 탄 국민의당이 8석을 모두 석권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민심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2017년 대선부터 이 지역 민심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돌아섰다.
양 후보는 광주여상을 졸업한 후 삼성전자 입사 28년 만에 상무 자리에 올랐다. 일명 '유리천장'을 뚫은 것이다. 이런 양 후보의 핵심 전략은 삼성 전장산업 유치다. 삼성의 전장산업을 유치하여 R&D부터 완성차 제조까지 광주에서 이뤄지는 '광주 미래차 원스톱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양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4년 전 총선 때도 삼성과 얘기가 됐었지만 국민의당이 삼성을 공격하면서 입을 닫았다. 이번만큼은 확실히 다르다"며 "삼성 관계자들과 얘기해보면 저 말고 다른 정치인들과는 말이 안 통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4년 동안 광주 주민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천정배)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며 "민생당보다 더 민생을 생각하고 미래통합당보다 더 미래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7선에 도전하는 천 후보는 '광주의 신동'으로 유명한,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사법고시 합격 후 전두환 정권에서 임용을 포기, 법무법인에 들어가 국제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법무법인 해마루를 설립하기도 했다. 천 후보의 공약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과 개혁 뒷받침'이다. 그는 지난 6일 라디오에 출연해 "다음 대선에서도 수구적폐 통합당의 집권을 막고 민주정부를 재창출하고 나아가서 호남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어 호남의 대도약을 이룰 적임자가 저 천정배"라며 "호남의 발전을 위해 호남정치에는 반드시 경쟁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오랫동안 몸담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민주당과 경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 후보가 아닌 자신이 당선되어야 하는 이유로 '민주당 싹쓸이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광주와 서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