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하락장서 반도체‧바이오‧소부장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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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하락장서 반도체‧바이오‧소부장 샀다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4.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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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주 지분 확대 반해 한진·대한항공 등 축소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코로나19에 따른 하락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관련주와 제약·바이오주를 사들였다. 주가하락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고, 업황이 악화된 항공·여행주는 처분한 셈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상장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LG화학, 현대차, LG생활건강, SK이노베이션, 네이버 등)에 대해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고 공시했다. 일반 투자는 임원 보수나 배당 등에 대한 제안으로 적극적 주주활동에 나설 수 있다. 이어 지난 3일 기업 지분을 확대한 종목은 76개, 축소한 종목은 55개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의 주식 수 증가 종목 중엔 삼성전자가 가장 눈에 띈다. 대부분의 상장사 주가가 급락한 지난 2월 중순 하루 안에 매도·매수를 반복한 사례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2월 26일 하루에만 84만주를 매수했다. 취득단가 483억9347만원 규모다. 해당일은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대비 1400원 급락한 때다. 

또 국민연금은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본격 투자에 나선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소부장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우선 대덕전자는 반도체‧통신기기 핵심부품인 PCB(Printed Circuit Board)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지분은 총 12.31%에 달했다. 2018년 말 8.64%로 10%를 넘지 않았는데 지난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폴리이미드(PI)필름 생산업체이자 매각이슈까지 걸린 SKC코오롱PI(5.01%), 공업용 다이아몬드 업체 일진다이아(5.29%),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업체 덕산네오룩스(5.02%) 등 소재기업도 지분을 5% 이상으로 늘렸다. 

반도체 제조관련 서비스인 테스나(7.33→8.62%), 후공정 테스트 업체 유니테스트(7.55→8.61%), 반도체용 석용유리 제조사인 원익QnC (6.27→7.36%), 중소형 OLED 장비주인 AP시스템(5.06→6.06%) 등 기존에 투자하던 소부장 기업은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제약·바이오주 지분 확대도 눈에 띈다. 지난달에만 보령제약(5.07%), 부광약품(8.18%), 녹십자(10.00%), JW생명과학(7.11%), 종근당홀딩스(8.41%), 한독(6.19%) 등 6개 종목을 1% 이상 사들였다. 코로나19 항생제 재료를 생산하는 아미코젠(6.09%)과 건강기능식품주 서흥(10.08→11.16%), 코스맥스엔비티(5.15%) 등 코로나19 수혜주 투자도 증가했다.

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업황이 악화된 항공주와 여행주는 처분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항공업계인 한진(9.62→7.37%), 대한항공(11.09→9.87%), 진에어(6.31→4.21%) 지분을 2% 안팎 매도했다. 이어 국내 여행업계인 하나투어(6.94→5.67%)와 모두투어(5.00→3.92%)의 지분을 축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장에선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이 중요하다. 코스피 상승세에선 보유주식 평가액 규모가 커지면서 매도가 불가피하지만, 최근처럼 주가 하락 시엔 보유 평가액도 낮아져 추가 매수 여력이 생긴다”며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등을 중심으로 코스피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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