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때늦은 절규…올림픽연기 후 ‘긴급사태’ 선언
상태바
日의 때늦은 절규…올림픽연기 후 ‘긴급사태’ 선언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4.07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득 줄어든 가구에 30만엔 현금 지급…총 108조엔 규모 긴급 대책 확정
외출 자제와 학교·유행시설의 이용 제한 등 요청·지시…단, 강제성 없어
아베 총리 “이동 및 경제활동 가능하도록 도시 봉쇄는 없을 예정”
도쿄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 선언 계획에 관해 설명하기 전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쿄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 선언 계획에 관해 설명하기 전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성공적인 방역을 자찬하던 일본 정부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뒤늦게 ‘긴급사태’를 선포한다.

7일 NHK를 비롯한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를 막기 위해 수도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 사태를 선언하기로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 기자단에 긴급사태를 시사한 바 있다. 발령 대상으로 도쿄도(東京都), 가나가와(神奈川)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등 수도권을 포함해 오사카부(大阪府), 효고(兵庫)현, 후쿠오카(福岡)현 등 7개 광역 지자체다.

발령 기간은 봄을 기점으로 일본의 최대 황금연휴인 ‘골든위크’가 끝나는 다음 달 6일까지로, 약 한 달간 실시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아침 임시 각료회의(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득이 줄어든 가구에 30만엔(약 34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총 108조엔(한화 1215조원) 규모의 긴급 경제 대책도 확정했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자민당 간부회의에서도 긴급사태 선언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관련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현 상황이 긴급사태 선언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전문가들에게 자문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언된 긴급사태는 코로나19 등 법률로 정한 ‘신형 인플루엔자 등 대책 특별조치법’에 기초해 시행된다.

신종 인플루엔자 등 특별조치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현저히 중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고 △전국적인 급속한 만연으로 국민 생활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긴급사태 발령이 가능하다.

긴급사태가 선언되면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사는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외출 자제와 학교·유행시설의 이용 제한 등을 요청·지시할 수 있게 된다. 또 의약품이나 식품 등 필요물자에 대해 강제 수용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응급 의료시설 설치 등에 필요한 경우 관계 당국이 민간 소유 토지·건물을 강제 수용할 수도 있다.

단, 긴급사태를 선언하더라도 철도나 도로 이용을 강제적으로 중단할 수는 없다. 대기업 은행들도 영업을 계속한다. 미쓰비시 UFJ는 일부 점포에서 업무를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원칙적으로 모든 지점의 운영을 계속한다. 미즈호 은행도 모든 지점의 영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도 원칙적으로 영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지역별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큰 차이를 보임에 따라 전국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하기보다 의료 시스템 붕괴가 우려되는 지역을 위주로 발령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특히 도쿄도에서만 누적감염자 수가 이미 1000명을 넘어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해졌다.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역에선 당국이 임시 의료시설 설치에 필요한 토지를 이용하는 등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병상 확보에 도움이 된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를 선언하더라도 강제 외출 금지 조치는 내려지지 않으며 ‘도시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외국처럼 도시가 봉쇄되는 것이 아니고 교통수단도 계속 운영되고 슈퍼마켓도 계속 영업할 수 있다”며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유지하면서 감염 방지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도쿄 봉쇄 우려를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 전 코로나19 검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결과, 한국 등 주변국에 비해 늦게 감염자가 급증해 긴급사태를 초래하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올림픽 연기 결정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연일 300명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긴급사태 선언 결정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월 중순 일본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을 때부터 긴급사태 선언을 요구해 온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국 가구에 천 마스크를 2장씩 배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3인 이상 가구는 어떻게 하느냐’며 비난이 쇄도했다. 트위터에는 ‘#마스크 두 장으로 속이지 마라’, ‘#아베노 마스크’ 등 해시태그와 패러디물이 쏟아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