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원유파생상품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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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마디에 원유파생상품 ‘롤러코스터’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4.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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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사우디 감산 합의 가능성 언급하자 ‘원유 폭등’
원유파생상품 자금 쏟아져…‘괴리율’ 커지며 투자위험 증대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자 유가가 치솟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자 유가가 치솟았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유가 추락세가 한풀 꺾였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 위험이 커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증산 경쟁’ 중재자로 나서면서다. 감산 합의 기대감과 실제 성사까지의 거리감이 공존하며 원유파생상품은 ‘롤러코스터’ 위에 올랐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6.92% 하락한 배럴당 2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이틀 간 상승 뒤 내려온 거다. WTI는 지난 2일 24.67% 폭등한 배럴당 25.32달러에 팔렸고, 3일에는 11.93% 오른 28.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 배럴당 20.31달러에 거래되던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유가가 올랐지만 그렇다고 안정세로 접어든 모습은 아니다. 증감폭이 커지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얘기했다”며 “나는 그들이 약 원유 10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기대감은 커졌지만 감산 합의까지는 ‘시계제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으로 6일 화상 회의를 열어 증산 경쟁으로 폭락한 유가와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OPEC+ 회의는 오는 8일 또는 9일로 예상된다.

원유 감산 합의를 둘러싼 화제가 연이어 이어지며 유가가 출렁이자 원유파생상품의 위험성은 증대됐다. 투자금은 쏟아졌고 괴리율은 커졌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는 원유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6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WTI원유선물(H)’을 4213억원, ‘TIGER 원유선물 Enhanced(H)’를 2167억원어치 샀다.

개인투자자는 유가 상승폭의 두 배를 벌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에도 4000억원어치를 투자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을 1849억원,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을 181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 연계 ETF와 ETN에 투자자의 매수가 몰리며 가격 괴리율은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은 최대 61%까지 뛰었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괴리율이 높다는 것은 실제 유가를 반영한 기초지수보다 ETN 가격이 비싸게 형성됐다는 말이다.

평상시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 괴리율이 5~10% 내외임을 감안하면 비정상적 수치다. 거래소는 투자자가 해당 상장지수증권을 지표 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한 후 시장가격이 지표 가치로 회귀하여 정상화될 경우 큰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산유국들 간 입장차가 극명하고 코로나19 변수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산유국들의 동상이몽 속에서 석유시장이 기대하는 감산 합의 도달 전까지 유가는 높은 변동성 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한 수요 불확실성으로 자리 잡았다”며 “단기 유가의 상승 시도를 제한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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