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마용성 떨어져도 내릴 기미 없는'금관구'…“매수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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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마용성 떨어져도 내릴 기미 없는'금관구'…“매수 신중해야”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4.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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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에 이어 '마포·용산·성동'도 하락 전환
금천·관악·구로, 여전히 호가 높이며 집값 상승세
관악구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경.
관악구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경.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입주권이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1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제공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에도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집값이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강남권은 수억원 내린 가격에 급매를 던지고 있는 반면 이 지역 집주인들은 직전 실거래가 대비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을 부르며 버티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신축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의미 있는 상승 요인이 없다며 매수를 미룰 것을 추천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보합세로 돌아선 서울 집값은 30일 9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락세는 강남4구가 견인했다. 전주(-0.10%) 대비 낙폭(-0.12%)을 키우며 서울 집값을 0.02% 떨어트렸다. 반면 금관구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관악구는 전주와 마찬가지로 0.04% 상승폭을 유지했고 금천구는 0.03%, 구로구는 0.06% 상승했다.

금관구 집주인들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직전 실거래가 대비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어서다.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1단지’(2016년 입주) 전용 면적 84㎡ A형은 지난 2월 2일만 해도 9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달 4일에는 실거래가 1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10일 10억4000만원, 15일 10억4500만원으로 뛰었다. 지난달 12일에는 24층이 10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단지 같은 평형 로얄층은 1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나홀로 기축 단지도 상승세를 같이했다. 금천구 독산동 ‘을미월드힐’은 2006년 입주한 46가구 나홀로 단지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일 4억13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일에는 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4억5000만원이다.

관악구에서 첫 ‘10억’을 달성해 화제를 모았던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입주권이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아직 실거래 정보가 등록되지 않았다. 실거래 정보는 없지만 호가는 12억원부터 시작할 정도로 상승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관악구의 상승세는 기축 단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관악구 신림동 ‘신림푸르지오’(2005) 전용 114㎡는 지난 1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어 지난 2월 8억7500만원, 3월 8억9900만원에 거래되며 실거래가를 높이고 있다. 현재 호가는 9억~9억300만원이다.

구로구는 ‘신도림대림5차e편한세상’ 전용 84㎡가 지난 1월 실거래가 10억원을 넘긴데 이어 ‘신도림SKVIEW’ 전용 84㎡ B형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도림SKVIEW’ 전용 84㎡ B형은 지난 1월 9억2500만원, 2월 9억3200만원, 3월 9억4000만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현재 9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나와 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금관구의 가격 상승이 교통호재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았다. 구로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금천구 신안산선, 관악구 신림선, 구로구 GTX-B 등 금관구는 모두 굵직한 교통호재를 하나씩 갖고 있다”며 “그간 저평가 받아왔던 지역이기 때문에 지금 사도 더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남권의 집값 하락세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으로 퍼진 만큼 금관구에 하락세가 드리우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아직은 금관구까지 하락세가 퍼지지 않았지만 강남권 하락세가 마용성에 퍼질 때까지 두 달 가량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6월 경부터는 금관구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4구의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1월 27일. 마용성은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지난 지난달 30일 일제히 하락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4구뿐만 아니라 마용성도 하락세로 전화하며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거시경제가 힘든 상황에서 부동산만 오를 수는 없다.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불패신화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단순 교통호재만으로는 집값을 견인하기 어렵다. 금관구 집값 상승은 신축 단지 입주 덕분”이라며 “그 외의 호재들은 그다지 유의미하다고 보기 힘들다. 신축단지는 버티겠지만 금관구에도 하락기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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