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존폐기로 선 쌍용차… 경영정상화 ‘빨간불’ 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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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존폐기로 선 쌍용차… 경영정상화 ‘빨간불’ 켜지나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4.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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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 신규자금 확보 차질
2022년 흑자 전환 목표였으나… 앞날 불투명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쌍용차 전경. 사진=쌍용차 제공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쌍용차 전경. 사진=쌍용차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투자 자금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며 다시 한번 생사기로에 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경영쇄신 방안을 통해 위기 극복을 예고했지만 경영정상화 계획이 삐걱거리며 앞날 또한 불투명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약속했던 신규 자본 지원을 철회하고 일회성 특별 자금인 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마힌드라는 향후 3년간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이 중 2300억원은 직접 투자, 나머지 2700억원은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에서 재정 지원을 받아 조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며 쌍용차의 자금 지원을 철회했다. 지난달 마힌드라는 인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 급감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여러 사업 부문에 자본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마힌드라가 돌연 신규 자금 투입을 거부하면서 산업은행의 쌍용차 지원 명분도 불분명해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이 전제된다면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 측은 마힌드라의 신규 자금 투입 철회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산은은 그동안 쌍용차에 자금 대출, 대출 상환 연장 등을 한 만큼 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은 당장 올해 조달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 동안의 필요 자금”이라며 “마힌드라가 제시한 다양한 지원방안의 조기 가시화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방안을 통해 차질 없이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 수익성 확보를 위한 3개년 사업계획 상 신규 자금조달을 위해 부산물류센터 등 비 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현금확보 방안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쌍용차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마힌드라가 지원을 약속한 400억원은 쌍용차의 한 달 고정비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쌍용차 연간 인건비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당장 오는 7월 산은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 문제도 남아있다. 작년 말 만기였던 산은 차입금 300억원 중 200억원은 연장됐으나 다시 7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특히 쌍용차의 경영 상황은 좋지 않다. 마힌드라에 인수된 2011년 이후 한해만 빼놓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볼리 인기에 힘입어 2016년 9년 만에 흑자를 냈으나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판매가 13만5235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819억원으로 전년보다 339.3% 증가하고 자본잠식률이 46.2%까지 올랐다.

올해 판매도 저조하다. 올 1분기 판매량은 2만41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7% 급감했다. 당분간 판매 증대를 이룰 마땅한 신차도 없어서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태다. 결국 자본 수혈 없이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를 거쳐 2년 뒤 마힌드라에 인수됐다. 쌍용차의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 지 10여년 만에 또 존폐 기로에 섰다”며 “쌍용차는 마힌드라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2022년 흑자전환을 달성할 목표였으나 투자계획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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