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스마트기기 대신 EBS로 원격수업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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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스마트기기 대신 EBS로 원격수업 진행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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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사용 어렵다는 지적 잇따르자 TV로 선회했지만
TV도 보호자 없으면 학습효과 낮은 것은 매한가지라는 지적도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텅빈 강원 속초시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이달 20일 온라인 개학을 준비중인 초등학교 1~2학년은 스마트기기가 아닌 EBS 방송과 가정 학습 자료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스마트 기기 활용이 어려운 저학년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TV나 가정 학습 자료도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로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초등학교 1·2학년 원격수업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자 교육부는 오는 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16일에는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등 4∼6학년이 온라인 개학한다. 마지막으로 20일에 초등학교 1∼3학년이 원격수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발표와 동시에 초등학교 저학년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해도 아이들이 교사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기기 앞에서 40분간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지적돼왔다. 이에 교육부는 초등 1∼2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EBS 방송과 가정 학습 자료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EBS 방송을 6일부터 지상파인 ‘EBS 2TV’에서 방영한다. 원래는 케이블 채널인 ‘EBS 플러스2’에서 방영됐다. 국어·수학 등 교과 관련 방송은 물론 ‘미술 탐험대’, ‘와글와글 미술관’, ‘소프트웨어야 놀자!’ 등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까지 시청할 수 있다.

아이들은 앞으로 2주 동안 EBS 방송 시청에 익숙해져야 한다.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는 20일 이후에도 EBS 방송을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각 학교에서는 개학 전에 아이들이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꾸러미’를 가정으로 배송할 예정이다. 학습꾸러미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한글 따라 쓰기, 숫자 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는 학습 자료가 들어가게 된다.

출석은 담임교사가 학부모들과 개설해둔 온라인 학급방의 댓글, 문자메시지 등으로 확인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원격수업 기간에는 작성하지 않는다. 추후 등교 수업이 재개되고 난 후에 EBS나 학습꾸러미로 어떻게 공부했는지 등을 확인·참고해 작성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각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게 다양한 맞춤형 교육 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학습 결손 효과를 우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맞벌이를 하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스마트기기로 학습을 못 하는 아이가 TV라고 학습을 잘 하겠느냐”며 “어차피 집에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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