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펀드는 멀쩡한가요? 순자산 역대최대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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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펀드는 멀쩡한가요? 순자산 역대최대 증발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4.0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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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국내 펀드 자산 45조 감소…금융위기 초월
자산보다 현금화 뚜렷...전문가 "회복 시기 가늠도 어려워"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지난달 국내 펀드 순자산이 45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지난달 국내 펀드 순자산이 45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펀드시장도 휘청대는 중이다. 3월 펀드 순자산은 2월보다 45조원 넘게 감소하며 금융위기 당시의 감소폭을 넘어섰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를 제외한 공모ㆍ사모 펀드 순자산은 646조1899억원이다. 2월(691조8539억원)보다 45조6641억원 감소했다.

이는 금투협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기존 월간 최대 감소액이었던 금융위기 당시 2008년 9월 31조6026억원도 크게 웃돈다.

특히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23조6929억원이 빠져 감소액이 가장 컸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도 각각 8조9806억원, 8조7396억원씩 줄었다. 

공모펀드는 271조7341억원에서 232조6829억원으로 39조512억원이 빠져 2월 대비 3월 6조6128억원이 준 사모펀드보다 타격이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지수 폭락에 이어 안전 자산인 채권 금리마저 불확실성에 사로잡히자 펀드 순자산 급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도 대거 이탈해 3월 국내 펀드 설정액은 658조9974억원으로 전월보다 30조2936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전체 펀드 자산의 순자산액과 설정액이 대폭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의 전세계 국가로의 확산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장기 침체 우려가 확대돼 투자자들의 심리가 우려에서 공포로 바뀐 측면이 크다. 이로인해 위험자산이나 안전자산 구분없이 자산을 투자하기 보다는 현금화하여 지키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됐다는 분석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펀드 순자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이슈로 글로벌 시장의 주가가 단기간에 28% 정도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해 투자자들이 일시에 많이 환매하여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금융시장의 혼란 상태는 2008,9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후속 대응정책을 펼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 미국 경제만 홀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실업률이 낮아졌지 그 외 중국과 이머징마켓은 계속 위기 속에서 허약한 경제 체력과 체질을 보유한 채 지내왔다”고 분석하고 “한국 경제도 경제적인 자신감이 낮았고 부채는 상승하여 질적으로 부실한 상태에 있었는데 코로나19 이슈에 의해 위험 방어에 취약한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통화정책에 의해 금리를 낮추고 재정정책으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시장에 동력을 불어넣는 방식이 과거의 경기 부양책이었다면 앞으로는 ‘헬리콥터 머니’처럼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타깃을 정해서 필요한 자금을 기업과 개인에게 은행대출에 의한 간접 지원방식에서 직접 빠르게 자금을 수혈하여 경기 회복의 동력을 살리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황 한국편드평가 전략기획팀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펀드 자산이 크게 감소한 것은 큰 변동성이기는 하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고점까지 상승했던 주가가 지난 3개월간 폭락해서 그동안 수익이 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환매했고, 손실을 본 투자자 중에서는 추가 하락 위험을 회피하고자 환매한 경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자금흐름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미국에 투자한 펀드에서 자금흐름이 많았고, 코로나19 공포로 미국증시가 단기간 크게 하락하자 저점 매수의 기회로 생각한 투자자들이 미국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미국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미국 증시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또 “글로벌 국가들이 과거 IMF와 금융위기를 경험하고 극복했지만,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이슈로 인한 경기침체는 과거의 경험과 모델에 따른 동일한 처방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새로운 리스크를 만났다”며 “따라서 새로운 위험 대처 방안을 융합한 금융‧재정‧생활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물경제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력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증시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감소와 더불어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조짐(싸인)이 나타나야 한다” 며 “언제 전염병 리스크가 진정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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