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지향 뚜렷한 재계, 전문경영인 수난 시대 오나?
상태바
성과주의 지향 뚜렷한 재계, 전문경영인 수난 시대 오나?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4.0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계, 최근 인사 트렌드는 성과주의…위기 대처 능력이 평가 잣대
코로나19 불가항력적 상황…희망퇴직, 구조조정 등 경영책임 불가피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각 기업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경영인과 부문장들의 위기 극복 대응 능력에 평가 잣대가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초 재계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미·중 경제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재계는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 속 성과주의 위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재계에서는 50대 초중반의 젊은 인사의 전진 배치와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가 예견됨에 따라 위기 극복 대처 능력이 전문경영인들에 대한 주요 평가 지표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미·중 경제전쟁 등 불확실성 증대 속에서 영업이익 감소하는 등 하향 곡선을 그렸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 타결 등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안정적 조직 관리를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의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재계는 인사에 있어 큰 변화를 꾀하지 않았지만,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한 인사를 중시하는 이상 올해는 전문경영인과 각 부문장의 책임이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실제 기아자동차는 지난 1일 박한우 사장이 재선임 1년 만에 물러나고, 글로벌 사업운영 전문가 송호성 신임 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최근 재계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분위기인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의 수장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경영책임자가 된 뉴페이스들이나 기존 전문경영인이나 불안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스마트폰 부문 수장을 맡았지만, S20의 성적이 신통찮은 데다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쳤다. 올해 COO로 선임된 두산중공업 정연인 사장 역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 사례다.

다만 이러한 위기 상황이 오히려 탁월한 대처 능력을 바탕으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재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가항력적 상황이지만 경영책임은 결국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각 기업의 임원들이 임금을 반납하는 것도 결국 경영실적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