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은행→회사채’ 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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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자금조달 ‘은행→회사채’ 환승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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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카드사 7개사, 지난해 여전채 발행해 4조원 조달
올해 코로나19 따른 조달 환경 악화…신용경색 우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해 카드업계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4조원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차입보다 금리가 낮은 카드채 발행이 자금 확보에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에 확산에 따른 시장악화로 채권 수요가 위축되면서 신용경색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5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개사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총 64조6174억원으로 전년 60조5826억원에서 4조348억원(6.7%) 늘었다.

카드사별로는 KB국민카드가 1년새 1조9837억원(16.2%) 늘려 카드채 발행 폭이 가장 컸고,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1조6124억원(11.8%), 6438억원(12.4%) 늘었다. 이 밖에 현대카드(5733억원, 8.9%)와 우리카드(5526억원, 8.0%)도 5000억원대 카드채 발행을 마쳤다. 그 간 카드사들은 지난해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은행 차입보다 금리가 낮은 카드채 발행에 나서면서 조달 비용을 낮춰왔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지난 1월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3월 들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형편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채권시장 악화로 되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처지에 놓였다.

여신업계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중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순발행 규모는 910억원으로 코로나10 사태 확산 전인 1월 2조1650억원 대비 95.7% 급감했다. 이 기간 여전채 발행에 나선 신한카드(AA+)와 롯데카드(AA-)로 발행 규모는 각각 300억원과 100억원에 그쳤다.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신한카드도 지난달 10일 3년물을 발행했을 당시 금리 1.392%보다 30bp 이상 높은 금리로 발행했다.

카드사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 저신용자의 대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여전채 시장 경색 시 여파가 고스란히 서민금융으로 확산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조성한 채권안정펀드의 여전채 매입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점도 업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 수준에서 발행하려 했으나 펀드 출자자 측에서 시장보다 낮은 금리의 발행에 대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쟁입찰방식으로 바꿔 다음 주에 여전채 매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월부터 여전사도 기존 대출만기를 연장한 상황에서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마저 막히면 중소형사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며 “채안펀드에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매입 연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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