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3월 대출 20조원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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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3월 대출 20조원 폭증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4.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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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6조 불어나...4년4개월만에 최대
유동성 확보 나선 대기업도 은행서 8조 빌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이 20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역대급 증가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을 키우려 현금 확보에 나선 대기업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이 대출을 늘린 탓이다. 또 지난달 일시 휴직자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가계도 은행에서 6조원 이상 끌어다 썼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지난달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9조8688억원이나 늘어났다. 2015년 9월 이후 최대 규모다. 

그동안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이 10조원 이상 늘어난 건 2015년 10월(14조2840억원)과 11월(13조199억원), 지난해 10월(10조4353억원) 등 3차례뿐이었다. 

가계대출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6801억원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창이던 2015년 11월(10조1822억원) 이후 4년4개월 만의 최대치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4조688억원 늘었다. 역시 2015년 12월(5조623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개인신용대출도 지난달 2조2408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찾아볼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기업대출도 크게 뛰었다. 3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13조4568억원으로 전월(3조6702억원)의 3.6배 급증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8조949억원이나 불었다. 통상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원 안팎 수준이지만 지난달에는 은행 대출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코로나19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리 설정해 둔 은행 한도성 대출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공장 및 가게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해 대출을 늘렸을 거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엔 시장이 유동성이 풍부했는데 올해 들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면서 “현금 확보에 나선 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낮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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