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확보 총력전에 나선 기업들
상태바
현금확보 총력전에 나선 기업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4.01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공장 셧다운 도미노에 코로나19發 유동성 위기 우려
회사채·대출 등 자금 조달 검토…임금 등 고정비용 절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를 대비해 국내 기업이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를 대비해 국내 기업이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의 장기화를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생산과 소비가 모두 둔화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사전에 현금이라는 실탄 확보를 통해 다가올 ‘버티기’ 국면을 대비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달부터 전세계 공장이 연이어 멈추는 ‘셧다운 도미노’ 사태가 발생하면서 실물 경기 피해가 현실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위축돼 제품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공장까지 멈추기 시작하면 회사 내 자금 흐름은 더 경색된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시나리오 대응을 여러 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도전에 대한 대응 방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주식발행 등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여러 경로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이중 코로나19 사태로 국내를 포함 전 세계 증권시장이 폭락해 주식발행 방안은 사실상 검토에서 제외된 분위기다.

실제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단계인 지난 2월부터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20일 기준 78조6731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1조7819억원 늘었다. 지난달 들어 20일까지 늘어난 규모는 2월 한달간 증가액(7883억원)의 두배를 넘고, 1월 한달간 증가액(1조7399억원)보다 많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16조89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 늘었다. 이 중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발행한 채권 규모가 6조6470억원으로 65.7% 급증했다.

또한 기업의 단기 자금 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월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총 98조704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증가했다. 기업어음(CP) 발행도 28조1169억원로 14.3% 늘었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 방안 마련과 더불어 고정비용 삭감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존폐 위기에 몰린 항공 업계는 이미 임금삭감을 조치했다. 대한항공은 전 임원이 4월부터 급여의 최대 50%를 반납하기로 했고, 아시아나항공 임원들도 4월 급여를 60% 반납했다. 또한 기업들은 수익성 없는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의 피해가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장 이번달 회사채 만기가 몰리면서 ‘4월 위기설’이 거론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총 6조5495억원이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영업 활동이 좋은 기업이라도 어느 한 시점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면 부도를 맞을 수 있는 만큼 예외가 없다”며 “현재까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재무구조가 부실했던 기업에 한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모든 기업이 실탄(현금) 확보가 절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