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코앞인데, 현장선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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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코앞인데, 현장선 ‘허둥지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4.0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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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관련 교육부 세부지침 아직 마련 안 돼
예술고 등 실습 위주 수업 필요한 학교에선 발만 동동
지난달 22일 경기 수원시 고서고 교실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강의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아직 온라인 개학과 관련해 특별한 지침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날과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방향 정도만 잡은 상태입니다”

1일 오전 대전에서 6년째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근무 중인 A씨는 온라인 개학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온라인 학습을 위한 영상 제작에 대한 기준이 없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초중고교 단계별 온라인 개학방안을 발표하면서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오는 9일 고3·중3이 온라인 개학하고 16일에 고1~2와 중1~2, 초등 4~6학년이, 20일에 초등 1~3학년이 개학할 예정이다.

문제는 교육부에서 세 차례 휴업 명령을 내려 개학이 연기되는 동안 사실상 교사들의 자발적 노력에 기댈 뿐 온라인 개학을 위한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교사가 영상 제작 방법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며 촬영 장비도 갖춰져 있지 않다.

그나마 일반 학교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기존과 같은 수업 방식으로 진행하면 돼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예술고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실습 위주의 수업이 필요한 학교들의 경우에는 온라인 수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 역시 온라인 수업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교육부는 중위 소득 50% 이하 가정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인터넷 통신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PC와 스마트폰 등의 기기 보유 현황 등은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기기를 마련한다고 해도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로 게임을 하거나 강의에 집중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마땅한 학생 관리 대책이 없다. 가정 내 학습 관리가 어려우면 학교에 나와 교실과 컴퓨터실 등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도록 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은 더욱 먼 이야기다. 가정에서 부모 등이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지만 맞벌이나 조손가정 등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A씨 교사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교육부가 개별 학교와 교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교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과 기준을 조속히 제시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교사들이 현장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교육부에 보완점을 직접 건의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마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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