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사업다각화로 ‘그룹 의존’ 꼬리표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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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사업다각화로 ‘그룹 의존’ 꼬리표 뗄까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4.0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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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비중 줄었지만 여전히 50% 상회
그룹 일감 통해 성장…주택·물류·에너지 등 나서
신세계건설이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내부거래 축소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신세계건설 사옥 전경. 사진=네이버지도 캡쳐
신세계건설이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내부거래 축소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신세계건설 사옥 전경. 사진=네이버지도 캡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신세계그룹 계열사 내부일감 덕분에 성장해 온 신세계건설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자생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주택사업 비중을 확장하고 신사업을 개척하는 등 활로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에서 발생시키고 있어, 그룹 특수를 누리는 ‘온실 속 화초’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최근 주택·건설경기 침체로 업계 전반이 위축되고 일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홀로서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61억5400만원으로 2015년 매출 1조원 돌파 이후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18년 매출 1조842억6900보다 6.28% 줄어들며 매출성장세가 멈춰섰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은 242억3800만원으로 전년 218억4900만원 대비 10.93%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2018년 430억7800만원에서 2019년 175억1500만원으로 59.34% 급감했다.

최근 실적이 감소한 것은 그간 그룹 일감 위주로 추진하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까지 신세계건설이 성공적으로 그룹 의존도를 낮춘 것도 아니다. 여전히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신세계건설의 숙제로 남아있다.

실제 신세계건설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2018년 62.46%에서 지난해 55.74%로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50%를 초과한다. 여전히 그룹사 일감에 상당부분 기대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건설이 꾸준히 1조원대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는 비결으로 ‘자력’이 아닌 ‘내부거래’가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건설은 내부일감 의존도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고, 그룹이 발주하는 백화점, 할인마트 등의 건설공사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돌파구로 주택 사업을 택했다. 신세계건설은 2018년 4월 주택브랜드 ‘빌리브’를 론칭하고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인 ‘빌리브울산’을 첫 시공한 것을 시작으로 주택사업에 본격 힘을 실었다.

또 신세계건설은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의식한듯 올해 경영방침을 ‘자립-성장 2020’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외부사업 매출과 이익을 확대, 그룹 투자에 의존했던 사업구조 재편해 자립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발맞추듯 최근 부산 메트로시티에서 공급한 주거용 오피스텔 ‘빌리브 센트로’가 평균 38.16대 1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되는 등 청약 흥행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빌리브’의 흥행가도에도 불구하고 주택사업 확장 전략이 향후에도 빛을 발할지는 미지수다. 건설업계 전반에 외풍(外風)이 거세서다.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주택 경기 전반이 침체돼 건설사들의 신규수주에 적신호가 켜졌고, 정부 규제도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건설사 간 일감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요소다. 

아울러 신세계건설은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신성장동력 육성, 성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뉴비즈니스 사업모델인 스마트 물류 자동화를 비롯해 개발사업 등을 향후 발전시켜나가야 할 영역으로 꼽고 있다. 최근에는 주주총회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사업인 에너지진단사업을 신규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내부의 역량을 확대하고 그룹 일감 비중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3년차인 주거브랜드 ‘빌리브’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물류, 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장기적으로 보면 외부 비중을 높여 자립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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