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북한의 남침 지지 않겠다고 했다"
상태바
"덩샤오핑, 북한의 남침 지지 않겠다고 했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3.31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년 경과 비밀해체 외교문서에서 드러나
노태우정부, 헝가리 수교 위해 차관제공도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이 과거 80년대 북한의 남침 시 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31일 외교문서 공개를 통해 드러났다. 이날 외교부는 비밀시한 30년이 경과된 외교문서 1577권, 24만 쪽 분량을 공개했다.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한일 친선협회 회장단은 1987년 6월 23일 일본 도쿄 방문 때 야노 준야 당시 공명당 위원장을 만났다. 이때 야노 위원장은 “지난번 중공에 갔을 때 덩샤오핑과 만났는데 덩샤오핑은 한반도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북한은 군사력으로도 남한보다 약하며 따라서 남침할 능력이 없고 북한이 강하다고 하는 것은 미군의 남한 주둔 합리화하려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만일 북한이 남한을 침공한다면 중공은 북한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덩샤오핑이) 명언했다”고 말했다는 것. 그는 그러면서 “아마도 외국 인사에게 이렇게 명언한 것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 야노 위원장은 “북한과 소련의 밀착을 염려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덩샤오핑은 그다지 우려하지 않았다. 이유는 중공 자신도 소련과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다만 김일성과 회담에서 모든 점에 합의한 것은 아니라고 부언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문서에는 1990년을 전후로 노태우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아키히토 당시 일왕을 초청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양측이 적극 검토한 과정도 공개됐다. 또 1989년 2월 동유럽 최초로 헝가리와 수교하기 위해 노태우 정부가 1억 2500만 달러의 은행차관을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국이 수교 과정에서 경제협력 자금을 약속한 것 자체는 이미 알려져 있었으나 이처럼 구체적인 규모는 물론이고 한국이 차관을 제공한 뒤에 수교가 가능했다는 점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