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수요절벽에 고육지책…‘내수 강화’ 전략
상태바
산업계, 수요절벽에 고육지책…‘내수 강화’ 전략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3.31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세계 생산기지 셧다운, 국내 공장은 그나마 가동
정부 부양책 기대…자동차·가전·철강 등 내수 비중 높여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국내 산업계가 수요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재고를 늘리고 내수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산업별 코로나 영향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10개 중 9개 업종에서 실적 악화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6개월 이상 장기화 시 모든 업종에서 실적이 감소하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각 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유례없는 수요절벽 현상에 직면했다. 과거 IMF와 금융위기 때는 원화 절하에 따른 환율 영향 등으로 수출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내수·수출의 복합적 위기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산업계는 정부 지원책을 바탕으로 내수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수출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신규 계약이 줄어든 영향으로 4월 이후 하향세를 그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올해 들어 매월 수출 부문의 흑자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전세계 해외 생산기지가 셧다운 상태를 맞이했다. 자동차부터 가전, 철강 등 대부분 해외 법인이 임시 폐쇄됐고, 출장마저 자유롭지 않아 전략 세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발 빠른 대처에 나선 산업은 자동차 업계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유럽·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세계 각지의 공장이 셧다운 상태를 맞았다. 반면 국내 공장은 지난 2월 중국으로 부품 공급이 끊겨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각사들은 신차 출시를 맞아 적극적인 판매전략을 세우며, 코로나19에도 고객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가전업계 역시 국내 신제품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전업계는 가전제품이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보고 있다. 냉장고, 밥솥 등 생활 가전제품은 구매를 보류하더라도 취소할 순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유럽에서 사용이 일반화돼 있는 제품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들이 위생 문제에 관심이 커지면서 이들 제품의 수요가 국내에서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철강업계 역시 수출길이 막힌 만큼 내수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산 수입이 다소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수요 고객과 가격 접점을 찾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내수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시적 규제유예와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내수와 수출을 막론하고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대처가 늦어지면 코로나 종식 이후 기업들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