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 안 열려도 들끓는 '청약 열기'…과연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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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주택 안 열려도 들끓는 '청약 열기'…과연 안전할까?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3.3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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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가점·경쟁률 등 청약 지표, 서울집값 하락에도 ‘고공행진’
분양가 이상의 시세차익 노려…전문가 “집값하락 가능성” 경고
지난해 말 수도권에서 분양했던 한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지난해 말 수도권에서 분양했던 한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코로나19가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청약시장은 여전히 타오르는 모양새다. 강남권을 필두로 집값 조정에 들어가고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 등지에서 진행되는 청약 시장에는 고(高)가점자와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이라서 반사이익을 얻는 곳들은 물량이 몰리거나 규제가 늘어나면 집값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3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원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의 최저 당첨가점은 34점이었다. 평형별 평균 당첨 가점은 42~70점이었고 951가구 모집에 당해지역 1순위 통장만 4만4790개가 몰리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곳은 시작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분양한 ‘매교역푸르지오SKVIEW’가 훨씬 높은 청약 가점과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최저 당첨가점은 59점이었고 최고 당첨가점은 84점(만점)이었다. 평균 당첨 가점도 61.11~70.16점으로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에 비해 컷트라인이 크게 올랐다. 경쟁률 역시 1074가구 모집에 8만1991개의 당해지역 1순위 통장이 던져지는 기염을 토했다.

인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청약한 ‘송도더샵플라임뷰’는 398가구 모집에 당해지역 1순위 통장 3만4252개가 몰렸다. 이달 분양한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는 415가구 모집에 3만6078개의 통장이 몰리며 청약 열기가 여전함을 시사했다.

지방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부산 ‘서면롯데캐슬엘루체’의 최저 당첨가점은 50점이었고 평균 당첨 가점은 55~63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달 분양한 ‘포레나부산덕천’은 최저 당첨가점 57점에 평균 당첨가점 60.29~61.18점, 같은달 분양한 ‘쌍용더플래티넘해운대’는 최저 당첨가점 64점에 평균 당첨가점 66.64~72.33점을 기록했다. 무주택 기간 1년 당 청약 점수가 2점씩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최저 당첨 가점을 기준으로 3월 분양 단지 당첨에 필요한 무주택 기간이 지난해 11월에 비해 최소 3년반에서 7년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같은 청약 열기의 배경에는 '시세 차익'이 깔려 있다.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당첨만 되면 높은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 시세차익을 볼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도권에서도 평택의 경우 공급물량이 급증하면서 집값이 분양가 아래로 내려가는 마이너스피가 나타난 전례가 있다”며 “공급량이 많은 곳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지역 중에는 지역의 잠재력보다는 주변 지역이 규제를 당한 반사이익 덕에 수요가 몰리는 지역도 있다”며 “추후 똑같은 규제를 받거나 주변 지역의 규제가 풀리면 수요가 이전하면서 한순간에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 지역의 역량 대비 분양가가 적절한지 판단해 청약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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