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감경기’ 급락, “탈출구가 없다”…수출 부문 타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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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감경기’ 급락, “탈출구가 없다”…수출 부문 타격 심각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3.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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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수출 부문도 수익 못 내
자동차·철강·가전 등 대부분 산업 수출 타격…반도체만 그나마 양호
코로나19 영향에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영향에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패닉 현상에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경영실적도 동반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4월에는 수출 악화 영향으로 기업들의 위기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4월 전망치는 59.3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월 52.0 이후 135개월 만에 최저치다.

업종별 체감지수는 자동차가 44.2로 가장 낮았고, 제조업 50.0%, 항공 등 운송업이 52.4%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동제약으로 인한 소비위축과 전세계 국가들의 조업 차질로 인한 충격이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전염병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외화 유동성 부족에 따른 IMF 때와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불확실성이 더 크다. 특히 앞선 두 번의 경제위기는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수출에서 상당한 이익을 취할 수 있었지만, 이번 위기는 전세계적 위기가 복합돼 수출 부문의 리스크가 오히려 더 큰 상황이다.

이 같은 모습은 특정 국가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피해를 받았던 자동차 산업의 수출 감소세는 다른 산업에 비해 빠르게 나타났다. 자동차 관련 산업은 지난 1~2월 대중국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급감했다. 전북과 대구, 경북 등 자동차 연관 산업 밀집도가 높은 지역이 줄줄이 악영향을 받았다. 4월부터는 중국발 수급 문제가 아닌 미국, 유럽 등 수요 국가의 문제로 수출에 다시 한번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반도체 산업이 집중돼 있는 충청권은 다른 지역 대비 수출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충북과 충남은 지난 1~2월 각각 10.4%, 4.2%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체 수출액은 843억5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확대되는 3~4월에는 수출 감소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4월 이후에는 자동차·철강·가전은 물론 반도체까지 수출 감소가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 중국 제조업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중국 수출 의존도는 반도체와 정유 산업 등 일부로 국한된다. 그 외 산업의 경우 중국보다 미국과 유럽 의존도가 높다.

한경연은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한 4월 경기전망치 월간 낙폭이 25.1p로 IMF 외환위기 당시 28.0p(’98,1) 다음으로 크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 5개월(‘08.09~’09.01)에 걸쳐 46.3p 하락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불과 두 달 만에 32.7p가 하락하는 등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경제위기는 국내만이 아니라 전세계적 상황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며 “실적 악화뿐만 아니라 자금 유동성 문제로 신용경색을 겪으면 생존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별 BSI 전망치 비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
경제위기별 BSI 전망치 비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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