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이문환, ‘개점휴업’ 케이뱅크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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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이문환, ‘개점휴업’ 케이뱅크 살릴까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3.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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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주총서 2대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 예정
5월 인터넷은행법 부결 시 ‘플랜B’ 마련 시급
이문환 케이뱅크 신임 은행장 후보. 사진=케이뱅크
이문환 케이뱅크 신임 은행장 최종 후보. 사진=케이뱅크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케이뱅크 2대 은행장에 이문환 BC카드 사장이 공식 취임했다. 자본 확충 문제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케이뱅크를 정상화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전 사장을 케이뱅크 2대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사장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로 2년이다.

앞서 이 전 사장은 지난 11일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로 내정됐다. 임추위원들은 KT 대표이사가 황창규 회장에서 구현모 사장으로 바뀌는 만큼, 계열사 케이뱅크에도 새 바람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1995년 KT에 입사해 2017년까지 KT의 신사업개발과 전략기획, 기업사업부문 등 사업 전반을 경험한 바 있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금융 계열사인 비씨카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내정자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케이뱅크의 자본확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지난해 4월부터 ‘직장인K 신용대출’,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슬림K 신용대출’, ‘일반가계신용대출’, ‘비상금 마이너스통장’, 등 전체 신용대출 상품 판매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담보대출인 ‘예·적금 담보대출’만 가능하다.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영업 중단 상태를 타개하려 했지만, 문제는 이 마저도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KT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을 통해 1조원대 자본 확충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다음 회기 때 다시 처리할 것을 약속했으나 지난번 임시국회 때처럼 개정안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다음 회기인 오는 5월에도 통과 되지 않을 시 법안은 자동 폐기돼 다음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논의돼야 된다. 즉 케이뱅크 입장에서 법안 통과만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 자본확충과 관련해 ‘기존 대주주의 추가 자본확충’, ‘KT 자회사를 통한 우회 증자’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기존 대주주의 추가 자본확충의 경우 대주주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어려울 전망이다. 케이뱅크의 보통주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우리은행(13.79%) △KT(10%) △NH투자증권(10%) △케이로스 유한회사(9.99%) △한화생명(7.32%) △GS리테일(7.2%) △KG이니시스(5.92%) △다날(5.92%) 등을 주주사로 두고 있다.

현재 자본금이 5051억원인 케이뱅크는 5000억원의 추가 증자가 필요하지만, 앞서 수차례 케이뱅크 증자에 참여한 기존 주주들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각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C카드 등 KT 계열사를 통한 우회 증자의 경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내정자의 내정 배경을 두고 KT가 자회사인 BC카드를 통해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 우회적으로 참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좌절됐지만 KT 주도의 경영정상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지난해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을 인수해 출범한 브이아이(VI)금융이 케이뱅크 인수 검토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VI금융 계열사 임원 20여명은 이달 초 열린 임원 회의에서 이 같은 사안을 결정하고 투자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이아이 금융은 지난해 홍콩 VIAMC(VI Asset Management)와 한국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을 인수해 올해 초 설립한 신생 금융계열사다. 이 자리에서 VI금융은 1~2년 내 인터넷전문은행업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어 케이뱅크 인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5월 인터넷은행특례법 통과이다”며 “만약 실패 시 BC카드를 통한 우회증자 추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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