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초대형 유조선으로 위기 극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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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초대형 유조선으로 위기 극복 나선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3.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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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급락으로 세계 원유 수요 증가…유조선 운임지수도 급등
VLCC 등 유조선 발주로 이어지면 조선 3사, 실적 개선 가능할 듯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급락 등으로 침체된 조선업계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세계 원유 수요 증가에 따라 VLCC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40선을 유지하던 유조선 운임지수(WS)는 26일 기준 113.33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인 53.65의 2배 이상인 높은 수준이다.

WS지수가 급등한 원인은 유가 하락으로 원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통상 석유 트레이더들은 유가가 낮을 때 VLCC 등을 통해 석유를 비축한다.

현재 국제유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산유국간 유가 인하 경쟁으로 폭락 중이다. 지난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9달러(4.8%) 내린 21.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41달러(5.35%) 떨어진 24.9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유가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맏형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달 초부터 증산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앞서 러시아와 추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데다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증산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낮아진 석유가격은 석유 해상물동량을 늘리며 탱커 용선 수요를 높이고 있다”면서 “현재 글로벌 VLCC 수주잔량은 1년 수주량 수준인 59척에 불과해 늘어나는 탱커 수요와 부족한 수주잔량을 고려하면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에서는 유조선 발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VLCC 등 고부가가치 주력선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유조선 수주 잔고는 10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수주 잔고(243억달러)의 41.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특히 VLCC 부문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의 시장점유율은 44.6%로 중국(26.8%)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4년에도 유가 급락으로 유조선 발주가 늘면서 조선사들이 수혜를 입었다”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에는 부정적이지만, 이번 역시 저유가 기조가 길어질수록 유조선의 추가 발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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