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불황'속 주총서 각자도생 전략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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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불황'속 주총서 각자도생 전략 보여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3.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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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며 조용하게 주총 치러
SK종합화학, 울산 NCC 공정 가동 중단 결정
롯데케미칼, ‘토목 및 건자재’ 제조부터 시공까지 전 분야 착수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석유화학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국면에서 최근 각자 정기 주주총회를 갖고, 위기 탈출을 위한 저마다의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신 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위기 탈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침체된 분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격리두기를 반영하듯 소수의 주주들만 초청한 채 조용하게 정기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3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주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준 사장은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이다”라고 현 상황을 표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총 직후 SK종합화학 울산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과 합성고무제조설비(EPDM) 공정을 가동 중단했다. 특히 NCC 공정의 경우 이번 가동 중단을 통해 연간 87만 톤의 생산량이 67만 톤까지 줄어들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SK종합화학 주요 공정 가동 중단이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초의 NCC 공정으로, 석유화학사업의 상징과 다름없지만 실리적 측면에서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부득이하게 NCC공정과 EPDM공정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며 “향후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 경쟁력 있는 고부가 화학사업 추가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업체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주총을 연 롯데케미칼도 최근 ‘토목 및 건자재의 제조·가공 판매 및 시공업’을 사업 영역에 포함시켰다.

롯데케미칼 측은 올초 합병한 자회사 롯데첨단소재와 올해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주총 인사말에서 “올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에틸렌, 프로필렌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주력으로 대규모 생산 공정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 왔으나 올해 초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며 새로운 수익창구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가 다뤘던 고부가 합성수지, 폴리카보네이트, 인조대리석 등에 더해 이번에 사업목적에 추가한 토목 및 건자재 관련 사업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대처해 가겠다는 해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진정되면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에 따라 ‘반짝’ 반사이익을 누릴 수는 있지만, 이에 다른 세계 제조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업체로써는 사업성을 판단하기 매우 불안정한 시점이다. 이럴 때 일수록 수익 구조를 다시 살피고 사업구조 변화 등을 통해 위기 속 기회를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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