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또 다시 논의되는 ‘개학연기’…교사들 “아직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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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또 다시 논의되는 ‘개학연기’…교사들 “아직 시기상조”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3.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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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보단 방역이 우선인 학교가 될 확률 높아
교사들 “부모가 아이 학교 안보 낼지도 몰라”
앞으로 온라인 개학 방안 검토 논의 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 연기가 다시 거론된 가운데 교육 일선에 있는 교사들은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 차례 연기된 학교 개학을 당초 계획대로 오는 4월 6일 하게 될지, 아니면 또다시 연기될 것인지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교사들 사이에선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9일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과 관련해 등교 여부와 온라인 개학 등을 논의했다. 이날 다음 달 6일 개학이 예정됐지만, 당정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등교는 어렵다는 현장 의견에 무게를 두고 온라인 개학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조승래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의 당정협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등교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공감대가 존재한다”며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하느냐, 상황에 따라 학교급별로 하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역별 개학에 관련해서는 “고등학생의 경우 수학능력시험, 대입과 연계돼있어 어느 지역은 개학하고 어느 지역은 개학하지 않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방역전문가 판단은 지역적으로 대구는 학생 환자가 200명이 넘어 등교 개학을 하기 어려운데, 대구가 어려우면 다른 모든 지역도 하기 어려운 것”고 강조했다. 일단 개별 개학에 대해서 선을 그은 것이다.

불확실한 개학 상황에 학생뿐 아니라 교육 근로자인 교사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개학 예정일을 앞두고 전국 시·도 교육청은 최근 거의 매일 코로나19 대응지침을 일선 교사들에게 보내고 있다.

지침에는 학생들 간 거리 유지를 위해 등교시간과 출입 동선을 지정하며, 교실에 들어가기 전이나 점심시간 급식실 이동에 앞서 발열검사를 하되 필요하다면 수업 중 추가로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유증상자가 있으면 담임교사가 전담 관리인이 되고, 별도로 마련된 격리 공간에 학생을 보내야 한다는 지침도 포함됐다.

이런 와중에 교사 상당수는 ‘감염병 상황에서의 교육’이라는 상황에 난처해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지침이 아무리 체계적일지라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에 개학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해외 감염자 유입 등으로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가 아닌데 개학을 한다면 교육에 투입될 시간보다 방역을 위해 사용될 시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안양에 위치한 초등학교 교사 A(54)씨는 “뉴스에서 나온 것처럼 대학교마저도 서버문제와 각종 미디어 수업 문제 등 대체 교육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초등학교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며 “학생들이 개학을 한다 해도 집중할 것인가도 관건이고, 만약에 확진자 가족이나 본인 확진이 발견되면 어린 친구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초등학교 교사 B(47)씨는 “요즘 아이들이 미디어 소비가 높아져 현재 상황과 다양한 정보들을 많이 접하고 있는 시점에서 사람이 모여 있는 학교 공간을 꺼려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마저도 국내 상황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는 한 아이를 학교로 보낼 수 없다고 주장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 방역과 무관하게 코로나19 확진 가족이나 학생 본인이 확진을 받을 시 낙인찍기나 집단 따돌림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중학교 교사 C(31)씨는 “아직 미성숙한 사회성을 지닌 아이들이 종종 학급에 있는데, 그들이 코로나19를 장애로 생각하고 확진 시 집단 따돌림이나 심지어 폭력까지 불러 올 수 있다”며 “분명 개학을 하면 모두가 모여 있는 공간에서 누가 코로나에 걸렸다느니, 누구 가족 중에 코로나 환자가 있다고 하더라 등 소문도 돌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교사단체 좋은교사운동이 지난 26∼27일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400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학생 감염 예방을 위해 등교 개학을 4월 6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4월 6일 개학한다는 것을 전제로 ‘개학방식’을 묻자 응답자 59%가 “온라인 개학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 개학과 등교 개학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8%, 등교 개학을 먼저 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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