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경영권 방어는 성공했지만…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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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방어는 성공했지만…남은 과제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3.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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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2라운드 대비 추가 지분 매입 불가피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매각 통한 재무구조 개선 시급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이른바 ‘3자 주주연합’으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선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은 ‘포스트 주총’에 대비해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

앞서 3자 연합은 법원이 이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사실상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를 예상했다. 당시 3자 연합은 “이번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나 주총에서의 결과가 한진그룹 정상화 여부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장기전을 예고했다.

실제로 3자 연합은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KCGI 18.74%, 반도건설 16.90%,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42.13%로 조 회장과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자 연합의 주식 공동보유 계약기간은 5년으로 알려졌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한 당분간 3자 간 동맹은 지속된다는 뜻이다. 조만간 3자 연합이 임시주총을 회사에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승리했음에도 앞으로 언제든지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3자 연합은 주총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더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라 과반의 우호 지분을 먼저 확보하는 쪽이 장기적인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은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124개 노선 가운데 89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멈춘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 22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는 경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대한항공 전체 조종사 2900여명 중 외국인 조종사 350여 명에게 무급 휴직 신청을 받은데 이어 다음달부터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한진그룹 계열사 내 상무급 이상 임원들의 월 급여를 최대 50%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만간 대한항공이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급 휴직과 임원 급여 반납 등으로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9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회사의 생존을 담보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회사의 생존을 위해 임직원의 협조를 구하게 될 경우 개인의 희생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연내 매각 추진을 공언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비롯해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조 회장이 주총 이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는 승리했지만, 향후 이어질 경영권 분쟁 2라운드와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 재무구조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면서 “항공업계 ‘전문 경영인’으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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