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규채용, 규모 줄이거나 연기사태 속출
상태바
대기업 신규채용, 규모 줄이거나 연기사태 속출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3.26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신규 채용… 대기업 60%, 채용 줄이거나 계획 못 세워
취준생, 스트레스 호소…청년 무직 인구 2003년 이후 최고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등 고용시장 한파가 불고 있다. 청년들이 2월 9일 오후 서울의 한 토익 고사장에서 시험을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ㅣㄹ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신입사원 채용 시장까지 미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공개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인 이상인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 126곳 중 19.0%는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아직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32.5%나 됐다. 응답한 기업들은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국내외 경제·업종 상황 악화(43.6%), 회사 내부 상황 악화(34.6%)를 들었다.

우선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부터 올해 상반기 채용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KT는 연 2회 있던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 및 인턴제 활용으로 채용 제도를 바꿨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대졸 공채를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축소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조치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지난달 서류합격자를 발표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채용 절차를 중도에 무기한 연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면 상반기 공개채용이 전면 취소되는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임원 임금 일부 반납 조치를 취하고 있고, 몇몇 기업들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 내지 휴직 권고 등을 통해 위태로운 경영 상황을 버티고 있다. 이미 있는 임직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사원을 받아서 교육시킬 만큼의 재정적·심리적 여력이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집단으로 움직이는 활동이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 움직임을 지켜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신입 공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채용뿐만 아니라 각종 어학 시험 및 자격증 시험도 취소되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채용일정 연기로 남은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할 기회조차 불가피하게 박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취준생 카페인 공취사(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엔 아예 취소되거나 각종 시험의 연기나 취소 여부나 변경된 채용 일정을 정리해 안내하는 하는 공지가 게시되기도 했다.

자연스레 청년층 취업난도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9~15일 집계한 결과 국내 15~29세 청년층 중 ‘쉬었다’고 답한 인구는 43만8000명이었다. 이는 2003년 1월 통계를 산출한 이래 최고치로, 코로나19에 따른 채용시장 한파가 일부 반영된 수치로, 채용시장 한파가 지속되면 청년 무직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