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몽’…올 가을 재유행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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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몽’…올 가을 재유행 예고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3.26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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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홉기바이러스, 보통 추운 날씨에 유행성으로 변해
여름 더위가 코로나19 확산 멈출 가능성은 매우 낮아
1918년 스페인 독감과 비슷한 유행패턴 따라 갈 수도
현지시간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임시 병원으로 바뀐 호텔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AP통신
현지시간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임시 병원으로 바뀐 호텔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AP통신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가을에 다시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활동성이 줄어들었던 바이러스가 가을철 다시 활발해질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에 변이로 인해 피해규모도 확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호흡기바이러스는 보통 건조하고 추운 날씨에 유행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를 유지한다면 가을철에 재확산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장기전을 준비해야한다”며 “코로나19가 지금 가라앉더라도 외국에서 급속한 확산세를 볼 때 가을이나 후반기에 재확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겨울에 왕성하다. 이후 기온이 올라가면 기운을 잃는 특성이 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은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동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2년 말에 시작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기온이 오른 뒤 수 개월간의 유행이 멈췄다. 코로나19와 사스는 유전적으로 80% 정도 유사해 유행 패턴이 비슷할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일단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여름 더위가 코로나19 확산을 멈출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전했다. ECDC가 25(현지시간)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광시(廣西) 장족자치구나 싱가포르 같은 열대 지역에서도 높은 수준의 번식력을 유지했다는 예비 분석 결과들을 인용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도 코로나19 세력이 약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가을철 재유행에 근거로 1918년 전 세계에서 벌어진 인플루엔자 대유행인 ‘스페인 독감’을 예로 든다. 당시 스페인 독감도 코로나19와 비슷하게 늦봄에 본격 유행이 시작됐다. 여름에 잠시 소강하나 싶더니 남반구를 거쳐 돌아오면서 가을 기점에 더 강해졌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는 “스페인 독감은 봄에 발생한 1차 유행보다 그해 가을철에 환자 발생이 5배나 더 큰 2차 유행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의학전문기자로 활동 중인 홍혜걸 박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페인 독감에 관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자료를 소개했다.

CDC에 따르면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철 유행을 탄 뒤 여름들어 잠잠해졌다가 가을 대유행, 일시적으로 잡혔다가 겨울에 또다시 확산돼 3차례 유행을 초례했다. 특히 사망자는 가을철 2차 유행 때 집중됐고, 그해 겨울철 3차 유행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홍 박사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도 지적했듯이 독감은 코로나와 다르다”는 점을 동의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확진자 숫자가 늘고 있는게 몹시 걱정스럽다”며 “이른바 2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가을철 다시 유행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러스는 증식하는 과정에서 일부 변이가 일어난다 해도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률이 높은 ‘고병원성’으로 변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이러스 변이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을철까지 변이가 일어나더라도 변이 폭이 작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정기석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바이러스의 변이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아직 전세계적으로 치명률이나 전파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심각한 변이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가을에 재유행한다고 해서 더 치명적으로 변이한다고 예측할만한 근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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