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마트, 자금 확보로 재도약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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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마트, 자금 확보로 재도약 시동
  • 전지현 기자
  • 승인 2020.03.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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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원대 마곡부지 매각...차익실현만 5700억원대
SSG닷컴·트레이더스 강화로 수익 개선·‘롯데ON’과 경쟁도 대응

[매일일보 전지현 기자] 올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이마트가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내면서 수익성 강화로 전략을 선회한 바 있다. 때문에 내부 곳간을 채우면서 사업성 높은 부분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 로고. 사진=이마트제공.
이마트 로고. 사진=이마트제공.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스타필드 예정지였던 마곡 부지를 매각함으로써 8185억원대 자금을 손에 쥐었다. 대지면적이 3만9050㎡에 이르는 이 곳은 이마트가 지난 2013년 SH(서울주택토지공사)로부터 2430억원에 매입한 부지다.

마곡 부지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필드 첫번째 매장인 하남 오픈식에서 후속지역으로 직접 지목한 곳이었다. 정 부회장은 한때 야심작인 스타필드가 대규모 투자를 필요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펴왔다.

그러나 오프라인 성장 한계와 까다로워지는 출점 환경이 맞물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설 건축보다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100%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스타필드 하남·코엑스몰·고양과 스타필드시티 위례·부천·명지 등 6곳을 운영 중이지만, 성장세가 요원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마트 스타필드 각 점포별 실적추이. 신세계프라퍼티 회사로 분류된 스타필드 하남, 안성, 수원은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손익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출처=금융감독원.
이마트 스타필드 각 점포별 실적추이. 신세계프라퍼티 회사로 분류된 스타필드 하남, 안성, 수원은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손익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출처=금융감독원.

하남점과 고양점 건립에 각각 1조원, 8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하남점은 2018년 영업수익이 2017년보다 약 61억원, 고양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4억원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창원지역은 주변 소상공인 단체들이 입점 반대로 3년 반이상 인허가 조차 받지 못하다 지난해 말에야 행정 절차를 시작했다.

◆비용절감‧손익개선으로 투자재원 마련, 투자 통한 매출 확대 ‘목표’

우선, 이마트가 그동안 끌어 모은 현금은 재무건전성 개선과 먹거리 확대 ‘실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초 밝힌 ‘2020년 추진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마트는 지난 1월 올해 손익과 현금흐름 창출 방안으로 ‘비용절감을 통한 재투자’와 ‘수익성이 담보된 성장형 사업구조 확립’을 목표했다. 비용절감과 손익개선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가격 및 점포 리뉴얼에 투자해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단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 초 진행한 IR 자리에서 '2020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표=이마트 IR자료.
이마트는 올해 초 진행한 IR 자리에서 '2020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표=이마트 IR자료.

실제 한동안 적극적인 투자에 앞장섰던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실적 쇼크’ 이후 유동성 확보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 일환으로 부츠 및 삐에로쇼핑 등 전문점 구조조정과 점포 매각후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결과 이마트는 13개 점포를 팔아 1조원 규모 현금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2648억원. 마곡부지 매각으로 벌어들이는 8185억원을 합치면 현금 약 2조원을 곳간에 쌓게 된다. 세금 및 부대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어림잡아 1조5000억원대를 보유할 전망이다. 그러나 부채규모도 적지 않다. 이마트는 1년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지난해 말 기준 1조3775억원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리스크도 등장하면서 이마트의 할인점(대형마트) 2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6% 감소했다. 이미 이마트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56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7.3% 하향조정된 상태다.

때문에 이마트는 부진한 점포매각을 지속하며 자금을 충원하는 동시에 전문점인 트레이더스와 온라인사업 강화에 집중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가 올해 초 발표한 투자액은 총 845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투자규모 1조원에 비해 하향된 수치지만, 지난해 2분기 ‘창사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7.4%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올해 매출목표로 트레이더스 2조6700억원, SSG닷컴은 거래액 기준 3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각각 전년보다 14.2%, 25% 상승한 수치다. 할인점과 전문점 신장계획이 2%. 7.6%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향후 20개까지 건립할 예정인데 물류센터 1개당 건립비용은 약 30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SSG닷컴은 오는 4월 거의 모든 사업영역이 겹치는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ON’과의 경쟁도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전략에 식견있는 경영컨설턴트 전문가 강희석 대표가 올해 투자와 비용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마트는 한동안 현금 확보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끌어 모은 현금으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소위 되는 사업에만 집중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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