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마지막 골든타임 '100조+알파'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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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지막 골든타임 '100조+알파' 카드 꺼냈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3.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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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맞춤 금융 지원
주식·채권·CP 등 자금시장에 41.8조 ‘실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세계 경제가 위기다. 끝이 언제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받는 타격이 매우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앞으로 전개될 위기의 폭과 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단순한 금융위기 차원을 넘어선 세계경제 전반의 위기로 진단했다. 소비·생산·투자 활동이 둔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 국제교역 감소 등으로 실물부문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금융시장은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달러화 선호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과 단기자금 시장의 불안심리도 여전하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의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안정화 장치를 마련하는 등 금융지원을 100조원 확대 지원키로 했다. 사실상 마지막 카드다. 지금의 상황을 '골든타임'으로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100조원+α' 금융안정 패키지 가동

2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이날 진행된 2차 비상경제회의 직후 발표됐다.

2차 회의에서는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불확실성이 증폭된 금융시장에 대한 금융지원 규모를 기존 50조원에서 100조원으로 늘렸다. 먼저 취약 실물부분에 58조3000억원을 금융지원한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는 대기업과 대형 은행에서 촉발됐으나 코로나19 사태는 소상공인 등 취약부문부터 위험이 번지고 있어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에 방점을 뒀다. 

1차 비상경제 회의에서 보고한 대로 소상공인 대상 긴급 경영자금은 신규 12조원 지원한다. 소진기금 2조7000억원,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 5조8000억원, 시중은행의 이차보전 3조5000억원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특례보증에는 5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신용보증기금 1조원, 기술보증기금 9000억원, 지역신용보증기금 3조6000억원이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소액자금 전액보증은 총 3조원을 지원한다. 신보 6000억원, 기보 3000억원, 지역신보 2조1000억원이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소상공인 등 연체채권을 매입하고 2조원을 채무조정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코로나 피해대응 회사채 발행을 6조7000억원 지원한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이 자금지원이 더 필요할 경우 정책금융 지원을 총 29조1000억원 투입키로 했다. 필요 시 대기업도 포함된다. 

먼저 중소·중견기업 대출에 총 212조원을 마련한다. 경기위축, 수출입 감소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국내 중소·중소기업이 대상이다. 현재 대출한도 외에 일정범위 내에서 특별한도를 부여해 매출감소에 따른 긴급 경영안정 자금, 원자재 수급불안 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요자금 마련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신용취약 중소·중견기업에는 보증공급을 총 7조9000억원 확대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은 신보가, 수출입·해외사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은 수출입은행이 지원한다. 

◆회사채·단기자금 시장에도 '42조'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총 41조8000억원이 들어간다. 이중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기존에 조성키로 한 10조원을 우선적으로 가동하고 추가 10조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3조원 규모의 캐피탈 콜을 진행하고 다음달 초 채권 매입을 시작한다.

이밖에 코로나19 피해대응 회사채 발행지원을 위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이 6조70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시행에 2조2000억원,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에 1조9000억원이 들어간다.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 지원에는 총 7조원이 마련됐다.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확대를 위해 증권금융 대출을 통해 약 2조5000억원을 공급하고,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으로 약 2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또 증권사의 콜차입 한도 및 자산운용사의 콜론 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우량기업 시장성 차입은 채권안정시장펀드를 통해 지원하되, 채안펀드 지원 이전이라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2조원 규모의 선매입을 진행키로 했다.

증권시장안정 펀드는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5대 금융지주와 각 업권 금융사918개 금융사) 및 증권 유관기관이 출자에 참여한다. 금융권 내부절차를 거쳐 4월 초부터 본격 가동한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번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지원규모를 100조원으로 늘리면서 금융시장 안정장치들을 구체화하는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대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되,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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