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구조조정 칼바람, 주택시장 하방압력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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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구조조정 칼바람, 주택시장 하방압력 높아진다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3.2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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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문제 발생시 주택담보대출에 부담 주게 돼
경기침체 가속화·장기화되면 주택시장 악영향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코로나19 사태 충격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인력 감축에 나서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경제 허리’인 3040세대에서 실업자가 늘어나게 되면 주택시장에 하방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3040세대가 과도한 부채를 무릅쓰고 집을 사는 경향을 보였던 터라,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경제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주요 산업들이 크게 움츠러들면서 업종과 규모를 불문하고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이같은 실물경제의 부진으로 인한 실업 문제는 부동산 시장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3040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매입이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3040세대의 부채도 늘어났다. 부채를 일으켜 주택 마련에 나선 가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감정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 8만7642건 가운데 30대와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2만1106건), 28.3%(2만4875건)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거래시장에선 40대가 큰 손인 반면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에선 30대가 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 9522건 가운데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2.9%(3141건), 40대는 27.5%(2621건)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같은 3040세대들의 경우 부채를 일으켜 주택을 매매했으나 소득의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과 생활비로 쓰고 있는 가구가 상당수라는 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 최근 2년사이 30대와 40대가 각종 자금을 동원해 집을 장만, 원리금 상환액이 전년 대비 각각 21.9%, 6.9% 증가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0~40대 근로소득의 일정부분이 주택구입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투입되고 있다”며 “실업문제가 발생하면 원리금 상환이 어려지고 주택담보대출에 부담을 줘 주택시장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금융공사의 2019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감당할 수 있는 월 주거비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대출금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거비 체감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이용가구의 평균 대출 금액은 8957만원으로 전년 7724만원 대비 15.9%나 뛰었다. 가구당 주담대 월 상환금액도 지난해 59만원으로 전년 대비 7.27% 늘어났다. 반면 소득 대비 감내 가능한 월 주거비는 평균 44만원으로 전년 54만원보다 10만원이나 줄어들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 거시경제와 주택가격 간 연계 채널이 더욱 강화되고 있어, 경기 침체가 가속화·장기화되면 주택시장에 악영향”이라며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다주택자의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어려워져, 생활자금으로 쓰기 위해 주택 판매에 나서는 집주인들이 많아지면 주택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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