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 만들고픈 2030…규제 덜한 상업용 부동산에 ‘영끌’투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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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잣돈 만들고픈 2030…규제 덜한 상업용 부동산에 ‘영끌’투자 확산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3.2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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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주거용에 비해 대출 등 규제 덜해
높은 임대수익률로 이자비용 상쇄하며 차익 기대
2030 대부분 부동산 초보…계약 등 꼼꼼히 확인해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 최근 종잣돈을 마련하려는 2030이 대출을 최대한 일으켜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사진=상가정보연구소 제공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3년차 직장인 윤모씨(28)는 최근 2년 만기 적금이 만료되자 한 중견 건설사가 여의도 인근에 공급하는 한 오피스텔을 2억5000만원에 분양받았다. 실 투자금은 500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2억원은 대출을 일으켰다. 윤씨가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이유는 서울 주요지역의 집값이 10억원을 우습게 넘기는 상황에서 향후 내집마련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윤씨처럼 오피스텔이나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을 분양받는 2030이 증가 추세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주택담보대출(LTV)을 70%~80% 받을 수 있는 등 관련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2030에게 부동산 투자 경험이 없는 만큼 사전에 계약서 내용이나 시장 상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씨를 비롯한 2030이 상업용 부동산에 몰리는 까닭은 주거용 부동산 대비 적은 투자금 때문이다. 만약 윤씨가 시세 2억5000만원의 주거용 부동산을 매수하려 할 경우 적용받는 LTV는 고작 40%에 불과하다. 1억5000만원의 자금을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분양받을 경우 9억원 이하 아파트는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2억5000만원에 분양하는 서울 아파트도 사실상 없을뿐더러 청약 가점도 낮아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오피스텔은 다르다. 시행사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최소 70%부터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나머지 20%~30%의 금액만 준비할 수 있다면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추첨제 비율도 높아 윤씨같은 젊은 세대도 충분히 노려봄직하다.

높은 수익성도 윤씨가 투자를 결정하는데 한몫했다. 시행사 측에서 최소 10년은 월 85만원의 임대료를 보장해주겠다는 계약서를 제시했다. 임대료가 이자 지출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니 윤씨는 5년가량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가 시세차익을 실현할 계획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필요한 초기투자금이 적어 최근 2030세대의 주요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안 좋긴 하지만 주거공간인 오피스텔이나 업무공간인 소규모 오피스는 상가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시행사의 경우 약속했던 임대료 보장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2030세대는 부동산 투자에 미숙할 가능성이 큰 만큼 꼼꼼하게 계약서를 확인해 사전에 피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오피스텔이라고 해서 코로나19의 여파를 비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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