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가 잡은 서울 집값, 일회성 그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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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가 잡은 서울 집값, 일회성 그치지 않으려면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3.22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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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서울 집값 상승세가 드디어 멈췄다. 지난해 7월 첫째 주에 상승 전환한 이후 37주만이다. 다만 오롯이 부동산 규제의 성과라고 보기는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여파도 상당수 작용한 탓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여만에 보합 전환했다. 강북 14개구 집값이 전주대비 0.04% 상승한 반면, 강남 11개구 집값이 0.03% 떨어진 영향이다.

서울 집값이 주춤한 데는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고가 아파트의 매수세가 꺾인 게 주효했다. 실제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3구에서는 강남구(-0.12%)를 비롯 서초구(-0.12%), 송파구(-0.08%)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을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핀셋 규제가 주를 이룬 2·20 부동산 대책의 공도 아니다. 정부의 규제일변도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꾸준히 상승했던 모습을 감안하면 말이다.

물론 12·16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대출을 틀어막자 일부 강남권에서는 2~3억원씩 내린 급매물이 나왔다. 또 거래절벽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과거와 같이 ‘강남불패’라는 말을 사용하기에 민망한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문제는 역효과 역시 상당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대출 규제의 기준을 고가 아파트(9억원 이상~15억원 미만)와 초고가 아파트(15억원 초과)로 삼으면서 9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강북권에 풍선효과가 야기됐다. 대표적으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노원구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총 2925건이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기(648건)보다 351.39%(2277건)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도봉구(1344건)와 강북구(809건)도 각각 312.27%(1018건), 450.34%(662건)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면 혼조세가 지속되던 와중에 서울 집값이 잡힌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코로나19가 야기한 경기 악화가 주요 요인일 수 있다. 역대급 규제라는 말을 비웃듯이 올랐던 서울 집값이지만 코로나19와 같이 예기치 못했던 비상 상황을 버틸 수는 없던 것이다.

다만 명심할 점은 이번 보합세가 일회성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언제일지 확신할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시 금리인하 등으로 서울 집값이 언제 고개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아서다.

따라서 정부는 잠시나마 집값이 잡혔던 만큼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존 부작용이 계속된 수요 억제책으로 인한 것이었던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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