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유학생 귀국행렬 ‘폭증’…국내선 싸늘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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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유학생 귀국행렬 ‘폭증’…국내선 싸늘한 ‘눈빛’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3.1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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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전세기 보다는 귀국 항공편으로 최대한 안내
국내 확진자 급증에 귀국 교민 지원 반대 여론 나와
靑 반대 청원 등장에 교민 혐오 감정으로 번질까 우려
18일(현지시간) 오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전세기로 출국하는 이란 교민과 주재원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오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전세기로 출국하는 이란 교민과 주재원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에 거주 중인 우리 교민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에 들어오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로 인해 지역 전파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란 내 한국 교민 80여명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 제재로 이란으로 국적기가 바로 들어갈 수 없어 교민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까지 이란 항공편으로 이동한 후 두바이에서 우리 전세기로 이동했다.

이들 중 입국 과정에서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공항에서 격리병원으로 이송된다.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선별진료소 검사를 받은 뒤 코이카 연수센터로 이동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1∼2일간 머물게 된다.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격리병실로 옮겨지고, 음성이면 14일간 자가 격리가 이뤄질 방침이다.

이탈리아 한인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이탈리아 전역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상대로 귀국 전세기 수요 조사에 들어갔다. 현지에서 안전과 생업에 위기를 느낀 교민들이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귀국을 하고 싶어도 갈 길이 막혀 막막한 분들이 있어 일시 귀국 희망자를 집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럽국가들 중 비교적 교민과 유학생들이 많은 프랑스에서도 귀국하고자 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행 항공편을 알아보려는 문의가 항공사들과 주프랑스한국대사관에 폭주하면서 한때 대사관 연락망이 마비를 겪기도 했다.

파리국제대학촌 본부는 지난 16일 프랑스 정부의 권고에 따라 각국관에 공문을 보내, 입주 학생들의 귀국을 권고했다. 한국관 측은 학생들에게 “본국으로 귀국하라는 프랑스 정부의 지침과 경미한 증상이 있을 시 응급의료 지원을 제한하는 프랑스 의료지원 환경에 따라 한국관 내 모든 입사생의 일시귀국 또는 퇴사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유럽 외 지역에 있는 교민들도 비상이다. 에콰도르의 경우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출입국이 모두 막혀버렸다. 주에콰도르한국대사관은 지난 17일 밤 교민들에게 보낸 긴급 문자 보내 에콰도르 국적 전세기를 급구했다며 “현 시점에서 출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고 이번에 못 나가면 두 달간 체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알렸다.

국경을 폐쇄한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서도 한국인 1만명이 출국을 희망하고 있다. 이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국내 항공사들은 대형 비행기를 투입하거나 운항 횟수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페루에 발 묶인 한국인 중 귀국 희망자 140여명을 위한 임시 항공편 투입도 검토되고 있다.

우리 교민들의 귀국행렬이 폭증하자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코로나 역유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싸늘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이들 교민에 대한 ‘혐오 감정’까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확진자 중 해외 유입 추정 사례는 지난 18일 기준 65명에 이른다. 초기 중국에 국한됐던 해외 유입이 최근에는 유럽을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외국인 할 것 없이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현재 정부는 내외국인 할 것 없이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국내 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유증상자와 확진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들의 입국을 반대한다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코로나 이탈리아 전세기 지원을 반대한다”와 “코로나19 역외 유입 방지 위한 정책 강화 요청”한다는 청원에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하고 나서며, 교민들로 인한 국내 역유입 감염 공포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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