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4월 개학…‘뒷북대응’에 혼선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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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4월 개학…‘뒷북대응’에 혼선 가중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3.17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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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개학 4월로 연기했어야” 지적
학사일정 변동 심한 것 아쉽다는 푸념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추가 개학 연기와 판단 근거, 후속 대책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추가 개학 연기와 판단 근거, 후속 대책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결정되자 교육계는 비상이 걸렸다. 학사일정 변동이 학업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향후 일정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등은 만약의 사태를 우려해 다행이라는 입장이지만 일선 교사들은 처음부터 4월로 개학을 연기했어야 했다면서 뒤늦은 대응을 지적했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 개학을 내달 6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확진자 수에 비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긴 하지만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누적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며 “학생으로 시작해 가정을 거쳐 사회로 전파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의견을 존중해 개학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 변동에 따라 개학을 추가 연기하거나 조기 개학할 가능성도 있다”며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의 결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개학 연기가 ‘뒷북대응’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교육부가 수차례나 개학을 연기하다보니 교사 간 분위기가 굉장히 뒤숭숭하다”며 “교육계에서는 처음부터 23일 개학은 무리수라며 4월 개학의 필요성을 타진했었다. 그럼에도 23일 개학 일정을 잡더니 결국 이번에 또 연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현장에서는 23일에 맞춰 일정 등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교육부의 일방적인 행정으로 다 갈아엎어야할 판”이라며 “교육부가 오늘 발표에서 내달 6일 개학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해 더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각 대학들도 교육부의 추가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내 한 대학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대학이 지난 16일 명목상 개강한 후 2주 간 사이버강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초·중·고교 개학이 더 연장되면 대학도 개강을 추가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고3 수험생 황모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조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는 만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관점에서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시를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개학이 늦어지는 만큼 스스로 학업계획을 짤 수 있어서 나쁘지만은 않다”며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고 덧붙였다.

개학 연기가 길어지면서 학생·학부모 간 갈등도 쌓이고 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개학 연기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방학이 길어지면서 아이들 생활패턴이 불규칙적으로 변했다”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 셋을 키우는 최모씨(38)는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들을 시부모님이 봐주시고 계시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학교에 마스크 등을 구비해둔다고 하는데 어린이용 마스크 공급은 항상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아이들이 체형에 맞는 마스크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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