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왕좌왕 통합당...'풍림화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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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왕좌왕 통합당...'풍림화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3.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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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지난 16일 오전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강남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최홍은 (공관위의 공천 결정이) 무효가 됐다"는 최고위 결정을 발표했다. 최 전 대표가 금융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는 게 공천 무효 사유였다. 

공천 무효 결정에 최 전 대표는 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를 명백히 위반한 비민주적인 불법행위다. 정당한 공관위 결정을 억지로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는 양 만들어 공관위를 무시하고 무고한 개인 권리와 명예를 짓밟았다"고 반발했다. 특히나 최 전 대표는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그는 자신의 공천 무효 결정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는 "공관위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후보는 물론이고 공관위에게 한 마디 언급도 없이 최고위가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석연 통합당 공관위 부위원장은 최고위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최 전 대표 공천 무효를 둘러싸고 진행된 일련의 사건은 통합당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4·15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미래통합당은 갈수록 우왕좌왕이다. '사천' 논란에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사퇴하고,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공들였던 '김종인 선대위'도 물건너갔다. 급기야 '승리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던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선정도 제대로 '엇박자'를 내고 말았다. 그야말로 공천작업도 선거전 준비도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이 같은 통합당 내 혼란은 보수진영의 분열과 각자도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의 발언처럼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 이번 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분열하는 세력을 질타하기 전에 과연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장수의 리더십에 따라 군대는 오합지졸이 되기도 하고 상승불패의 강군이 되기도 한다. 리더십이 명확해야 일치단결도 가능하고 승리도 가능하다. 특히 싸움이 임박한 군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리더십은 신속하고 명쾌한 지휘다.

다시 말하지만 총선이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손자는 "군사를 움직일 때는 질풍처럼 날쌔게 하고, 나아가지 않을 때는 숲처럼 고요하게 있고, 적을 치고 빼앗을 때는 불이 번지듯이 맹렬하게 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때는 산처럼 묵직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이야말로 통합당에 '풍림화산'(風林火山)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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