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 영업점 직원도 코로나19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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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영업점 직원도 코로나19 두렵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3.1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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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영업점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은행문을 닫을 수도 없고. 서비스업의 숙명이죠 뭐.” 한 시중은행 본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대면 업무가 주를 이루는 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바이러스로부터 속수무책이다. 위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 말처럼 주 업무가 대면 업무인데, 이번 사태로 은행 영업점 문을 무한정 닫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현재 각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점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두고, 고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느끼는 바이러스 공포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정된 공간에 불특정 다수가 끊임없이 방문하는 것은 물론 일부 고객의 경우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내방하기 때문이다. 

A 은행 영업점 직원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직원들도 마스크 하나로 하루 종일 버티고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을 응대할 때마다 너무 무섭고 걱정된다. 단축근무는 은행 직원뿐 아니라 감염경로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공포감 속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정작 본점에서는 영업점 직원의 안전에 소극적이다. 

현재 각 시중은행들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이달부터 영업점 단축근무에 돌입했다. 그러나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는 단축근무를 시행할 만큼 심각하지 않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각 은행 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물론 다른 지역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도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의 60.9%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심각성을 보여준다.

영업점 문을 닫을 수는 없지만, 본사 차원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직원들을 위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임산부 직원과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한정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 서비스업의 숙명이니 참으라는 말 대신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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