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꼬리 무는 소규모 집단감염…전문가들 “장기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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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꼬리 무는 소규모 집단감염…전문가들 “장기전 대비해야”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3.16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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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구로 콜센터·동대문 PC방·교회·병원 등 집단감염 쭉
해외 유입 사례도 늘어…유럽 특별입국 368명 중 47명 유증상자
전문가들, 장기전 대비 한목소리…일부는 7~8월 돼야 통제 전망
휴업 중인 동대문구 세븐PC방. 사진=연합뉴스.
휴업 중인 동대문구 세븐PC방.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밑으로 떨어지고 완치자 수가 더 많아졌지만, 꼬리를 무는 산발적 소규모 집단감염 가능성은 여전해 보건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수도권 누적 확진자 수는 500명을 넘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수도권 누적 확진자는 총 514명으로 서울이 253명, 경기 231명, 인천 30명 순이다.

국가 주요 행정기관이 모여있는 정부세종청사에서는 30명 넘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총 32명 중 해양수산부가 27명으로 가장 많다. 보건복지부(1명), 대통령기록관(1명), 교육부(1명), 인사혁신처(1명, 천안 관할), 국가보훈처(1명) 등에서도 발생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양수산부를 방문한 회사원까지도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아 정부세종청사는 비상이 걸렸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40대 남성은 지난 5일 회의차 해수부를 방문한 후 발열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이 남성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의원과 약국 등을 들렸고, 지난 11일 오후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을 출장을 갔다가 다음 달 광명역으로 돌아왔다.

정부세종청사는 S자 건물 구조로 사무실이 붙어있는 데다 여전히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가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아 다른 부처로의 확산 여부를 긴장 속에 걱정해야 하는 분위기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는 지난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했던 135명 중 신도와 가족 등 40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는 지금까지 총 46명으로 파악된다.

이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관련 확진자에 이어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으로는 2번째로 큰 규모다. 교인의 접촉자까지 조사 범위를 넓힐 경우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교회 관련 집단 발생사례는 경기도에서 은혜의 강 교회를 제외하고도 부천 생명수교회 관련 15명, 수원 생명샘교회 관련 10명이 있다. 서울에서도 동대문구 동안교회 관련 환자 24명, 종로 명륜교회 관련 환자 10명이 있다.

큰불이 잡힌 듯한 서울 구로 콜센터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콜센터 건물 집단 감염과 관련된 확진자는 128명까지 늘었다. 콜센터 건물 내에서 일했던 확진자가 86명이고 이들 중 일부와 접촉해 감염된 확진자가 42명이다.

동대문구 동안교회-휘경동 세븐PC방 확진자도 전날 1명이 늘어 17명까지 파악됐다. 특히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PC방 방문자 중 한 명한테서는 2∼4차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사 도우미, 산후조리원 조리사, 요양보호사도 감염된 것이다. PC방의 경우 회원 전원에게 보낸 문자에서 유증상자가 확인된 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경기도 성남 분당제생병원에서는 간호사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내 확진자가 22명으로 늘었다.

한편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유입 사례도 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시행된 유럽 5개국 특별입국 절차를 거쳐 368명(오후 2시 기준)이 입국했고 이 중 47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정부는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현재 유럽 주요국과 중국, 일본, 이란 등 9개국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에게 적용하는 특별입국 절차 대상국을 전 세계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꺼지지 않는 연쇄 집단감염에 전문가들은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의 집단감염이 진정되고 있지만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전국적인 진정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하며 “제일 좋은 시나리오로는 이르면 5∼6월이고 사실상 7∼8월은 돼야 진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코로나19는 가벼운 증상에서 쉽게 전파되는, 전혀 다른 역학적 특성이 있는 감염병으로, 단시간에 끝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중국에서 유행 후 시차를 두고 다른 나라로 유행이 번지고, 이후에 남반구로 넘어갔다가 다시 북반구로 넘어올 수 있는 등 결국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판단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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