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지금까진 ‘빙산의 일각’ …수도권 ‘수퍼 전파’ 로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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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지금까진 ‘빙산의 일각’ …수도권 ‘수퍼 전파’ 로 확산 조짐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3.1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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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 100명 넘어
‘1급 보안시설’ 정부세종청사 내 확진자도 확산
건물 감염 취약한 구조·대중교통 출퇴근 상당수
​​​​​​​감염경로 불확실·수도권 인구밀집도 높아 불안
수도권 첫 韓 사망자도 나와...병원서 집단감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가 위치한 구내식당에서 12일 부터 앞자리를 비워둔 채 비대면 점심식사를 실시하고 있다. 세종청사는 해양수산부, 국가보훈처, 교육부 소속 직원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가 위치한 구내식당에서 12일 부터 앞자리를 비워둔 채 비대면 점심식사를 실시하고 있다. 세종청사는 해양수산부, 국가보훈처, 교육부 소속 직원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급속도로 확산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구로구 콜센터는 ‘빙산의 일각’일 뿐, 잠재된 위험이 포진된 대도시 곳곳에서 코로나19가 덮쳐 ‘수도권의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대구·경북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줄었지만 서울은 나흘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다. 하루 동안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경북보다 2배 많은 19명을 나타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된 확진자는 벌써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확진자가 다수 나온 건물 11층 외에 다른 층(9·10층) 콜센터에서도 확진자 2명이 나왔다. 콜센터 직원들의 거주지가 수도권에 흩어져 있고, 아직 관련자들에 대한 검사 결과가 마무리되지 않아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 주요 행정기관이 모여있는 정부세종청사에서도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세종시 전체 확진자 24명 중 절반 이상이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이다. 현재 세종지역 중앙부처 공무원 확진자는 해수부 11명, 보건복지부 1명, 교육부 1명, 보훈처 1명, 인사혁신처 1명, 대통령기록관 1명 등 총 16명이다.

정부세종청사는 1동(국무총리실)부터 15동(문화체육관광부)까지 연결통로를 통해 건물들이 하나로 이어져 감염에 취약한 구조였다. 최근 동별 이동 루트를 부분적으로 차단했지만, 방역에는 한계가 있다. 세종청사에는 현재 25개 정부 부처와 기관이 입주해 있고, 상주 인원만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서울·수도권에서 통근·고속버스나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인원도 1500명이 넘는다. 업무 특성상 서울 등으로의 출장은 물론 대구 등 현장 방문 후 청사로 복귀해 근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는 출퇴근 공무원들을 위한 통근버스 56대를 운행 중이다. 월·금요일엔 전용 KTX도 운행하고 있다. 이들은 1~2시간 동안 버스와 기차로 이동해 집단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사 내 근무자 중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세종청사에서 발생한 확진자 상당수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첫 확진자인 50대 남성은 현재까지 감염 경로가 미스터리다. 이 직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주요 감염 경로인 줌바 댄스 학원·대구·중국·신천지 등과 무관하고 다른 확진자들과 가족 관계도 없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단감염은 코로나19 방역에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수도권 확진자 발생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 대구보다 사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증상 환자는 ‘숨은 감염원’이 될 수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동인구가 많고 해외 유입 인구도 다수인 수도권에는 무증상 환자 등 위험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단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을 오가는 ‘경계성 환자’도 방역을 어렵게 한다. 최근 대구·경북 1 생활 치료시설에서 1차 검사 음성으로 퇴소를 준비하던 26명이 다음 날 2차 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고 건강한 환자들의 경우 경계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는 이런 젊은 층이 많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방역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정책이 사후대응에서 선제대응으로 획기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수도권의 방역망이 순식간에 무너져 최악의 사태를 불러올지도 모른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출퇴근 시간을 분산시켜 밀집도를 낮추는 것을 최선의 선제 대응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그리고 인공호흡기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생활치료센터는 제로(0)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학교별 체육관, 숙박시설 등 임시 시설부터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면 인공호흡기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이는 사망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수도권에선 첫 한국인 사망자도 나왔다. 말기 폐암 환자로 지난달 24일 분당제생병원 본관 8층 81병동에 입원했다가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2세 남성이다. 81병동은 분당제생병원 확진자 14명 가운데 13명이 집단감염된 병동이다.

이 남성은 확진 판정 후 명지병원으로 옮겨져 음압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왔다가 숨을 거뒀다. 명지병원 측은 "폐암과 전이성 대장암 등 기저질환을 앓다 어젯밤 10시 03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의 병간호를 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부인(74)은 현재 성남의료원에서 치료 중이고 딸 또한 격리 중이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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