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스크 5부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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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스크 5부제 유감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3.12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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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긴급안전 문자가 왔다. "오늘 약국 마스크 구매대상은 출생연도 끝자리 3, 8(1인 2개, 신분증 필수)." 정부는 얼마 전부터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다.

본의 아니게 사회주의 경제를 학습하고 있다. 돈이 있지만 사지 못한다. 자본은 무용지물이다. 마스크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 기자는 모 통신사의 일러스트를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마스크 두 장을 들고 행복하게 웃음 짓는 모습을 그렸다.

일각에선 정부의 마스크 5부제 정책을 칭찬하기도 한다. 탁월한 위기대응이란다. 마스크 대란에 대한 정부 책임은 잊은 듯하다.

이태호 외교부2차관은 지난 1월 28일 중국 측에 마스크 200만개 등 구호물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여당도 동조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말했다.

정부의 인도적 지원에 더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 대량구매 러쉬도 이어졌다. 언론사들은 1월 말 당시 인천공항을 통해 줄지어 나가는 마스크 박스 행렬을 연이어 보도했다. 국내에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진 건 어쩌면 당연했다.

그런데 정부는 마스크 부족을 국내 탓으로 돌렸다. 매점매석을 엄벌하겠다고 칼을 빼 들었다. 마스크 등 제품을 사재기하면 최대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겠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200만장을 사재기한 정부야말로 시장교란범"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회주의 경제정책은 앞으로 더 노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최근 재난기본소득 방안을 제시했다. 모든 국민에게 100만원을 오는 4~6월 사이 지급하자는 거다.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와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발상 자체가 놀랍다. 11조7000억원으로 확정된 추경으로도 아쉬운가 보다.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4%로 낮췄다. "한국 수출이 큰 압박을 받을 것"이란 진단에서다. 기업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도 막히고 있다. 11일 기준 한국발 입국 제한 나라는 116개국에 달한다.

여권 인사들은 얼마 전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신천지와 대구를 지목했다. 종교와 보수주의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 워낙 자극적이라 시선이 그쪽으로 쏠린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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