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젠 수도권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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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젠 수도권이 흔들린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3.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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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의료기관 등 집단감염 발생… 서울·경기·인천 환자 속출
수도권, 의료기관·상업 시설 등 주요 시설 모여 있어 감염 쉬워
인구 밀집 높고 대중교통 이용도 많아… 병상 등 대책 마련 시급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입주자들이 선별진료소 앞에서 코로나19 검진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입주자들이 선별진료소 앞에서 코로나19 검진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최근 들어 수도권 지역에서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는 서울·경기·인천 등 인구 2600만명이 밀집해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의료기관이나 상업 시설 등 주요 시설이 모여 있어 다른 도시에 비해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쉽다. 이로 인해 수도권 지역이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에 코리아빌딩 11층에 있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 콜센터로 인한 환자 수는 무려 1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지난 4일부터 콜센터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람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일주일 이상 지역사회 노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확진자들 거주지가 수도권 각지에 퍼져 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경기도 부천과 안양, 광명, 김포, 의정부 등 수도권 곳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확진자와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가 감염된 사례도 있는 만큼 동선을 따라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은 교통의 요충지 신도림역과 가깝다. 신도림역의 경우 서울은 물론 인천, 수원, 의정부 등 인근 도시까지 지하철이 연결돼 있어 유동 인구가 하루 9만명이 이른다. 따라서 이들 동선에 따라 승객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됐을 우려도 있다.

건물 안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층짜리 빌딩에는 오피스텔과 다른 콜센터도 입주해 있다. 7층부터 9층까지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만 500여명에 13층부터 19층에 있는 오피스텔에는 140세대가 입주해 있다. 방역당국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건물 뒤쪽 간이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콜센터 외에도 현재까지 수도권에서는 은평성모병원,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 경기 분당제생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콜센터나 의료기관,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차단에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면 대구·경북과 마찬가지로 병상 부족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체육관 같은 곳에서 경증환자를 입원시키는 방안 등 2차 피해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감염병 전문가는 “수도권 곳곳에서 집단 발병 사례가 나오면서 일촉즉발 상태나 다름 없다”면서 “감염 차단은 물론 치료 시설 확충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구로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아직 대구·경북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아직 수도권의 환자 발생은 대구·경북의 상황에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윤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 같은 경우는 의료 자원이 비교적 다른 지역 대구나 경북보다는 풍부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총괄반장은 향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더 늘지 모른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아직까지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병상 대응에 있어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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