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의 규제일변도 부동산 대책 ‘도로무공’으로 끝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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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규제일변도 부동산 대책 ‘도로무공’으로 끝나지 않길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3.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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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도로무공(徒勞無功)이란 말이 있다. 헛되이 수고만 하고 공을 들인 보람이 없다는 의미의 이 사자성어는 집값을 잡겠다며 19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과 달리, 관련 법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현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풍선효과가 발생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만안, 의왕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출·세제 등을 강화했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종합부동산세 등을 강화한지 2개월만이다.

문제는 여전히 12·16 부동산 대책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대표 발의했지만 아직까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태다.

해당 법안은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0.2~0.8%포인트, 1주택자 종부세율을 0.1~0.3%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집의 의미가 사는 곳이 아닌 투기의 온상으로 변모함에 따라 강도 높은 세제 규제를 내놓았지만 당장 적용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국토부는 수도권 풍선효과와 같이 당장의 문제 해결에 급급한 나머지 역대급 규제책으로 꼽히는 12·16 부동산 대책을 헛손질로 끝낼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달 예정됐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회의가 코로나19로 연기된 탓에 법안을 통과시킬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에는 4·15 총선이 예정돼 있다. 4·15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동월 2일 이전에는 국회가 열려야 하지만 총선에 부담을 느낀 국회의원들은 몸을 아낄 공산이 크다. 일반적으로 국회 임기가 끝나면 계류 중인 법안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되기에 12·16 부동산 대책의 본격적인 시행은 21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주택임대차보호법’ 중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라 불렸던 19대 국회부터 추진했던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가 떠안게 됐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세나 월세를 살고 있는 임차인이 계약기간 이후에 다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이때 임대인이 전세금이나 월세를 일정 비율 이상은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를 전월세상한제라고 지칭한다.

물론 최근 집값 상승세가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잠잠했던 서울 강남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반등에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막자 야기된 풍선효과는 2·20 부동산 대책 발표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당장의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규제 시행 역시 필요한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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