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마스크 품절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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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마스크 품절이라더니?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3.10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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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정부가 공적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내놓은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월요일부터 시행됐다.

공적 마스크 5부제는 월요일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으로 출생연도가 끝나는 국민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2개 살 수 있도록 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이다.

마스크 대란은 지난달 18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하면서 극에 달했다. 온라인에서 마스크는 품절이 아닌 적이 없었고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마스크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

그렇다 보니 마스크 가격을 7~15배 넘게 뻥튀기해 파는 사람들과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노리며 맘카페 등에서 돈만 받고 연락을 끊는 등의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상당했다.

KF94·KF80 등 정부 인증을 받은 마스크인 것처럼 인증마크를 위조하거나 폐기 명령을 받은 마스크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등 마스크 성능과 품질을 속여 판매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러한 가운데 ‘마스크 5부제’ 시행은 기자에게 나름 반가운 소식이었다. 제값 주고 사기엔 가격이 사악해 집에 남아있던 마스크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19X1년생인 기자는 시행 첫날인 월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광명시 내 마스크 구매에 나섰다. 예상대로 마스크 구매는 절대 쉽지는 않았다. 2시간 30분 동안 약국 18곳을 돌고 30분 넘게 줄을 서서야 마스크 2매를 구매할 수 있었다.

기자가 들린 약국 18곳 중 10곳은 ‘마스크 현재 없음’으로 기재돼 있고 마스크 입고 시간은 적혀있지 않았다. 3곳은 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2곳만 ‘정상 입고 시 오후 1시 40분(70명) 판매 예정(변경될 수 있음)’ 등 문 앞에 마스크 판매 시간을 기재해 놨다. 나머지 2곳은 이미 마스크가 동난 상태였다.

기자는 이날 19X5년 지인에게 힙겹게 마스크 2매를 구매한 얘기를 해줬다. 그런데 웬걸, 지인은 신분증 없이 4개나 구매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품절’이라고 알린 약국에서 말이다. 지인에 따르면 약사는 매번 손님에게 품절이라고 응대하기도 힘든 데다 영업에 지장이 커서 ‘품절’ 종이를 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날 물량이 남았고, 약국을 방문한 지인 마스크를 물어보자 줬다는 것이다.

지인의 얘기를 듣고선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마스크 손님 응대에 지쳐있을 약사에게 취재차 또 한 번 묻기 내심 미안해 ‘마스크 품절’이라고 적힌 약국 몇 군데는 그냥 지나치기도 했는데, 그런 마음이 확 사라졌다. 의심까지 들었다. 혹시나 ‘마스크 재고 없다’고 말한 약국 중 마스크 물량이 남았던 게 아닐까 싶었다.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으나, 약사들이 앵무새처럼 손님 응대에 지치더라도 지금 상황만큼은 희생 정신이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순진하게 약국 앞 품절 문구를 다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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