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어제 제 남편이 죽었어요' 환자 말 듣고 한동안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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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어제 제 남편이 죽었어요' 환자 말 듣고 한동안 망연자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3.0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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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의료봉사 9일째 "고통과 죽음 현장서 국가 역할 다시 생각"
'의사 부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부인 김미경 교수가 9일 오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진료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사 부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부인 김미경 교수가 9일 오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진료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대구에서 진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코로나19로 남편을 잃은 환자의 사연을 전하며 "고통과 죽음이 바로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현장에서 함께 하면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9일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상 메시지로 이같이 밝힌 뒤 "이런 상황에서 정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주에 한 아주머니 환자분을 만났다"며 서두를 열었다. 어디가 불편하냐고 묻는 안 대표에게 이 환자는 "가슴이 너무너무 답답하다"고 말했고, 안 대표는 코로나19 증상으로 여겨 "숨 쉬는 건 불편하지 않나. 통증은 없나"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환자의 대답은 "그게 아니라, 어제 제 남편이 죽었다"였다. 환자는 "같은 병(코로나19)에 걸린 후 서로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어제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 이후로 계속 가슴이 답답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시체를 화장해버리면 다시 남편의 얼굴을 볼 수도 없다. 병이 낫지 않아 장례식장에 참석할 수도 없다. 이 기막힌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겠나"고 말했다고 안 대표는 전했다.

사연을 전한 뒤 안 대표는 "한동안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떤 말이 그분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나"라며 "고통과 죽음이 바로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현장에서 함께 하면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말 지금 이 시점에도 나라가 둘로 나뉘어 싸워야만 하는 것인지, 권력을 가진 자와 그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 모두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책임 있게 고민했던 세력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이승훈 국민의당 대변인은 '안 대표가 계속 대구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안 대표 본인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대구 확진자 수의 증감여부 등도 검토하실 것"이라고 했다. 또 "군의관들이 동산병원에 한 20여명 투입될 것이라고 한다. 기존까지는 군의관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안 대표가 떠날 상황 아니었지만 군의관 등 공적 의료 자원들이 투입되다 보니까 그런 것 까지도 고려하실 것 같다"며 "아직은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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