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오프라인 매장 성공체험 모두 버린다”
[매일일보 전지현 기자] “(자회사가 별도로 관여해온) 인터넷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성공 체험’을 모두 버리고 롯데가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겠단 말을 강조했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롯데그룹 시초는 식품기업이었지만, 신 회장은 연면적 2만7438㎡ 규모의 오늘날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 설립을 시작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프리미엄 아울렛과 복합쇼핑몰까지 전유통채널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를 완성, 그룹내 핵심 축으로 부상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시대적 변화였다. 그룹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통사업이 장기화되는 국내시장 소비침체와 치열해지는 인터넷 쇼핑몰과의 경쟁으로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지난 5년간 3분의 1로 감소한 것이다.
롯데유통 최전선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키워왔던 신 회장 역시 기존 경영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 타개책으로 인터넷사업 강화를 내세우게 된 것이다. 이 일환으로 올해 초 계열사 40% 최고경영자를 젊은 층으로 전면 배치했다.
신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종전처럼 오프라인) 점포 운영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디지털화를 추진해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중요한 과제로 꼽은 세계 시장 개척 역시 침체된 국내 시장과 불안정한 세계 경제대항마로 호텔과 화학부문 투자를 확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 2배인 전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며 “(화약 분야의) 일본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의중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신 회장이 그룹 주력인 유통사업에선 인터넷과 융합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선 호텔·석유화학 사업에 역량을 쏟는 등 3개 기둥으로 성장전략을 짜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역대 최대 규모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단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주력인 국내 대형 마트(슈퍼)와 양판점(전문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 점포를 올해부터 3~5년내 순차적으로 폐쇄하겠단 목표를 밝혔다. 이는 최근 롯데쇼핑이 단행한 현재 운영 중인 점포 200여곳 폐점과 맥을 같이 한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제과 사업을 영위하는 일본롯데를 향후 2년 이내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는 “이제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